기상청 「우리나라 113년 기후변화 분석 보고서」 발표…연평균 1910년대 12℃→2020년대 14.8℃ 상승
기상청은 최근 「우리나라 113년 기후변화 분석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평균 기온은 1910년대 12.0℃에서 2020년대 14.8℃로 상승하였고, 폭염일수는 2020년대에 16.9일로 1910년대에 비해 2.2배 증가했다. 열대야 일수는 같은 기간 19.7일로 4.2배나 늘어났다.
강수 특성도 크게 달라졌다. 2020년대 강수량은 1336mm로 1910년대보다 156mm 증가했지만, 강수일수는 오히려 112회에서 106회로 줄었다. 그 결과, 시간당 100mm가 넘는 극한호우가 2025년 한 해에만 15개 지점에서 발생하였다. 기후변화가 더 이상 통계 속 숫자가 아니라, 우리의 일상과 생명을 위협하는 현실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겨울철 미세먼지도 거의 ‘국가재난’ 수준에 이르렀다. 2005년 수도권 대기환경 개선을 위한 특별대책 시행 이후 점차 나아지던 미세먼지 농도는 2013년 가을을 기점으로 다시 악화됐다. 이후 미세먼지 오염도는 더욱 심각해졌고, 주의보 발령 횟수도 예년의 거의 두 배에 이를 정도로 증가하였다.
OECD는 회원국 가운데 유일하게 한국에서 2060년 대기오염으로 인해 인구 100만 명당 약 1100명이 조기 사망할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이는 서울에서만 매년 만 명 이상이 조기 사망할 수 있음을 뜻하는 충격적인 경고다.
우리는 기후변화와 대기오염을 나와 무관한 먼 나라의 일로 여기며, 그 책임을 발전소와 산업 부문에만 돌리곤 한다. 전체 온실가스의 약 95%가 에너지와 산업공정에서 배출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전기와 재화가 최종 소비되는 도시의 배출 구조를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그림이 나타난다. 서울의 경우, 우리의 일상과 직결된 건물 부문과 수송 부문에서 전체의 80%가 배출되고 있다.
남의 탓이라고 여겼던 온실가스 배출이 사실은 ‘내 탓’이었던 것이다. “네 눈 속의 들보를 먼저 빼내라”(마태 7,5) 하신 예수님의 말씀이 오늘 우리에게 더욱 날카롭게 다가온다.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 큰 탓입니다”라는 고백은 더 이상 전례 안에서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교회를 ‘하느님 백성’으로 규정하며, 그 핵심 특징으로 보편사제직을 강조하였다. 이는 평신도가 교회 안에 머무는 존재가 아니라, 세상 한가운데서 복음을 살아내고 증언해야 할 책임의 주체임을 분명히 한 선언이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말했듯, 우리는 지금 “집단행동이냐, 집단자살이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 그 바른길은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제로’로 만드는 탄소중립이다.
그렇다면 이 일을 누가 해야 하는가? 창조주이신 하느님일까, 우리를 구하러 오신 예수님일까? 아니다. 그 답은 분명하다. 온실가스를 배출해 온 우리 자신이 그 책임을 져야 한다. 이것이 오늘날 신앙인에게 요구되는 회개이며, 시대의 표징 앞에서 응답하는 그리스도인의 길이다.
글 _ 전의찬 스테파노(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세종대학교 기후에너지융합학과 석좌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