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신자세요?”

이승훈
입력일 2026-01-14 08:31:32 수정일 2026-01-14 08:31:32 발행일 2026-01-18 제 3475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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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함부로 갈라서 생각하면 안 될 일이다. 그런데 가톨릭신문 기자로 살다 보니 사람을 두 부류로 나누는 몹쓸(?) 사람이 되고 말았다. 두 부류란 바로 ‘신자’와 ‘비신자’다.

만나는 사람은 물론이고, 미디어에 나오는 사람들이 신자인지도 궁금하다. 사적인 자리에서도 대화 속 인물에 대해 혼잣말로 “신자인가?”하고 되뇌다가 “직업병”이라며 핀잔을 듣곤 한다. 그 직업병 덕분에 찾은 취재원도 여럿이다.

신자인지 알아보는 쉬운 방법은 “성당을 다니는지”를 묻는 것이다. 가톨릭 신자들은 보통 “교회 다닌다”고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례명’까지 있다면 확실하다. 다만 ‘가톨릭’인지는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정교회나 성공회 신자들도 ‘성당’을 다니고, ‘세례명’이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신입 기자 시절 ‘세례명’까지 있는데 가톨릭 신자가 아닌 걸 알고 속으로 당황한 기억이 있다.

성사로서 세례를 거행하는 정교회와 성공회의 세례는 가톨릭교회에서도 유효하다. 일부 개신교회의 세례도 그렇다. 가톨릭교회도 이들을 하느님의 자녀로, 그리스도교 신자로 인정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을 ‘갈라진 형제’라 부른다. 교회는 “가톨릭 신자들이 일치 활동에서 갈라진 형제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가르친다.(「일치교령」 4항)

물론 갈라진 형제들은 가톨릭교회의 성사에 참여할 수 없고, 서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도 많다. 그럼에도 우리가 ‘일치’를 말하는 이유는, 역시 우리가 믿는 주님이 ‘한 분’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들도 우리처럼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요한 17,11)라고 하신 예수님의 기도를 잊지 말아야겠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