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인터뷰] KBS 다큐멘터리 <성물> 김동일·이송은·김은곤 PD

황혜원
입력일 2026-03-09 14:15:39 수정일 2026-03-09 14: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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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고통’ 이야기…다양한 종교 속에서 희망 찾아가는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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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다큐멘터리 <성물>을 연출한 (왼쪽부터)김은곤·김동일·이송은 PD. KBS 제공

KBS 공사 창립 53주년을 맞아 제작된 대기획 4부작 다큐멘터리 <성물>이 3월 3일부터 방송되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첫 방송은 수도권 기준 시청률 5.1%를 기록했다. <성물>을 연출한 KBS 김동일(브루노)·이송은·김은곤(베르나르도) 프로듀서는 종교를 넘어 인간이 겪는 고통과 그 안에서 발견되는 희망을 조명한 작품이라며, 이 다큐가 서로 다른 신앙과 문화 속에서도 고통을 견디게 하는 믿음과 연대의 의미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1부 ‘언약’, 2부 ‘초대’, 3부 ‘말씀’, 4부 ‘마음’으로 제작된 <성물>은 인간의 보편된 ‘고통’을 담고 있다. 또한 가톨릭뿐 아니라 정교회, 이슬람 등 다양한 종교의 사람들을 비춘다. 낯선 지역과 문화 속 출연진들과 신뢰와 친밀감을 쌓기 위해 각 촬영지를 세 번 이상 방문했고, 촬영 때마다 열흘 이상을 머물렀다. 제작부터 방영까지 약 2년이 소요된 대작이다.

김동일 PD는 “4부는 가난으로 인한 고통에서 시작해 육신의 질병과 결핍, 가정·사회로부터의 편견과 고립, 끝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고통을 조명한다”면서 “각기 다른 종교를 지닌 사람들이 믿음 안에서 어떻게 고통을 극복하고, 희망을 품는지를 보여 주고자 했다”고 전했다.

다큐는 ‘절대자’와 인간을 연결하는 징표이자 매개체를 뜻하는 ‘성물(聖物)’에 대한 또 다른 시각을 제시한다. 1부 언약궤, 2부 성의(聖衣)라는 ‘물질’로 나타나는 성물은 3부 기도와 믿음, 4부 선의(善意)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영역으로 옮겨 온다.

특히 12일 방영되는 4부는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 채 떠난 아이들의 안식을 기원하며 석상을 세우는 일본의 ‘미즈코 지조(수자공양, 水子供養)’와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 참사로 딸을 잃은 부부가 상실을 딛고 신앙인의 길로 나아가는 모습을 담고 있다. 이는 사람들의 선한 마음, 이웃을 사랑하는 행동에 대해 이야기하며, 결국 ‘진정한 성물이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으로 이끈다.

그는 “성물을 물질적인 대상으로 바라보기 쉽지만, 물건 자체보다 우리의 마음속에 있는 믿음과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사람의 모습을 드러내고 싶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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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은 이러한 메시지가 결국 종교의 역할과도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송은 PD는 “종교가 고통을 없던 일로 만들어 주지는 않지만, 고통을 받았을 때 ‘위로’를 준다”고 했다. 이어 “살아가면서 누구나 고통을 겪게 되는데, 종교와 공동체 그리고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이 그 고통을 견디게 하는 힘이 된다”고 덧붙였다.

제작 과정에서 이슬람 경전 「쿠란」을 처음 접한 김은곤 PD는 “직접 읽어 보니 처음 가졌던 편견과 달리 신앙과 사랑에 대한 메시지가 분명히 담겨 있었다”며 “종교는 서로 다르지만 인간이 절대자를 향해 마음을 품고, 신앙으로 나아가는 과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동일 PD는 “고통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며 ‘하느님이 계신데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라는 질문을 계속하게 됐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분의 뜻은 우리가 알 수 없기에 그저 기도하며 따르고, 이웃을 안아 주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이 프로그램이 사람들에게 위안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 PD는 KBS 다큐멘터리 <세상 끝의 집 - 카르투시오 봉쇄수도원>으로 2020년 제30회 한국 가톨릭 매스컴대상 TV부문상을 수상했으며, 이 작품을 계기로 세례를 받았다.

황혜원 기자 hhw@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