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해 시인의 사진 에세이

이 열매를 받으라

이호재
입력일 2026-05-05 14:01:29 수정일 2026-05-05 14:01:29 발행일 2026-05-10 제 3490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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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열매를 받으라

Syria, 2007.

 

작은 연노랑 꽃이 피고 지면 드디어 올리브 알들이 맺힌다.

초록 빛깔 중에서도 더없이 독특한 ‘올리브그린’ 빛의 열매는

일용할 양식이 되고 고귀한 기름이 되고 성전의 향유가 된다.

올리브나무는 태어나서 죽는 날까지 푸른빛을 잃지 않는다.

그것이 자신의 사명이라는 듯이.

저 불볕과 바람의 시련을 다 받아낸 올리브나무가 이르길,

‘내 사랑은 오래 익어왔다. 그대여 이 열매를 받아먹으라.

그리고, 세상에 맛을 내고 빛을 밝히라.’

- 박노해 사진 에세이 「올리브나무 아래」 수록작

글·사진 _ 박노해 가스파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