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스페인 찾은 교황 “진리 사랑하며 화합 이루길”

박지순
입력일 2026-06-09 08:16:56 수정일 2026-06-09 08:16:56 발행일 2026-06-14 제 3495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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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6일부터 12일까지…15년 만에 사목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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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14세 교황이 6월 6일 마드리드 루세로 지역 사회복지 시설 ‘세디아 24 오라스’를 방문하기에 앞서 장애인, 병자들과 만나 기도하고 있다. OSV

[외신종합] 레오 14세 교황이 6월 6일부터 12일까지 스페인을 사목방문해 소외 계층을 위로하고, 청년들에게는 변치 않는 진리를 추구하라고 당부했다. 또한 정부 관계자와 지도층 인사들에게는 분열을 피하고 화합을 이루라고 촉구했다.

교황의 스페인 방문은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2011년 8월 스페인을 찾은 이후 15년 만에 이뤄졌다. 6일 오전 스페인에 도착한 교황은 스페인 왕궁에서 스페인 정부 관계자와 시민사회 대표단 그리고 외교사절단과 만나 분열을 부추기지 말고 화합을 증진하라는 내용을 요지로 연설했다.

교황은 이 연설에서 스페인을 사목방문한 목적에 대해 “신자들이 복음에 충실해지도록 격려해 영감을 불어넣고, 이 나라의 다양한 구성원들 사이에 더욱 깊은 화해와 협력이 이뤄지도록 도모하고자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늘날, 양극화를 부추겨 인기를 얻으려는 유혹은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커지고, 인간 존엄성은 끊임없이 침해당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모든 이가 사회 현실과 역사를 분열시키고 양극화시키는 담론에서 벗어나, 진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무의미한 단순화를 넘어 복합적인 사회의 풍요로움을 진정으로 이해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교황은 방문 첫날 오후에는 마드리드 루세로 지역 사회복지 시설 ‘세디아 24 오라스’를 찾아 사회적 약자들과의 연대와 인격적 만남을 강조했다. ‘세디아 24 오라스’는 노숙 상태에 있거나 여러 취약한 상황에 놓인 이들을 돕기 위해 24시간 운영하는 시설로서 잠자리와 심리적 지원, 생활 기본 서비스 제공 등을 하고 있다. 교황은 마드리드대교구장 호세 코보 카노 추기경과 시설 이용자들을 만나 “세디아 24 오라스의 활동은 가장 작은 이들에게 한 일이 곧 당신에게 한 일이라고 가르치신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르는 것”이라고 격려했다.

교황은 첫날 마지막 일정으로 마드리드 리마 광장에서 청년들을 포함해 약 60만 명의 신자들과 밤 기도를 바치면서 청년들의 질문에 답하는 시간도 가졌다. 교황은 특히, 청년들에게 “우리의 욕망을 속이고, 우리를 사로잡는 수많은 목소리 속에서 영원히 남는 진리를 찾으라”며 “겉모습을 추구하기보다 온전히 인간답고 신뢰할 수 있는 얼굴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부나 쾌락, 권력이 아니라 삶의 참된 맛을 좇으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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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14세 교황이 6월 7일 마드리드 시벨레스 광장에서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행렬을 이끌고 있다. OSV

교황은 7일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에는 마드리드 시벨레스 광장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성체 성혈 대축일 행렬을 이끌었다. 시벨레스 광장에는 120만 명의 신자들이 운집했다.

9일에는 이번 사목방문의 주요 목적 가운데 하나인 바르셀로나 성가정 대성당의 가장 높은 탑인 ‘예수 그리스도의 탑’ 축복식을 주례했다. 이날 축복식은 성가정 대성당을 설계한 가경자 안토니오 가우디 선종 100주년을 기념해 마련됐다.

교황은 스페인 방문 마지막 일정으로 11일에는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이주민들이 거쳐 가는 거점인 카나리아 제도를 찾아 이주민 수용과 지원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이들을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