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군비 지출 증가하면 기온 상승 제한 위협…생태계 파괴 초래
관측 사상 가장 더운 해였던 2024년에 이어 올해도 기록적인 기온 상승과 함께 전 세계에서 가뭄, 폭염 등 극한 기상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국제사회가 저지하기로 약속했던 마지노선인 1.5℃ 상승(산업혁명 이전 대비)을 넘어설 가능성과 함께 재앙적인 수준의 피해가 점쳐지는 가운데, 전 세계 각국 정부는 기후위기 대응을 뒷전으로 한 채 빠른 속도로 군비를 확대하고 군사화를 추진하고 있다.
독일을 비롯한 나토(NATO) 회원국은 2035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5%까지 군사비 지출을 대폭 늘리기로 합의했고, 2025년 전 세계 군사비 지출은 전년 대비 2.9% 증가한 2조8800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2년 이후 매년 군비 지출 증가율은 2~9%대에 이른다. 반면, 긴급하게 대응해야 할 기후와 생물다양성 보존, 빈곤퇴치와 평화 구축을 위한 공공 자금은 대폭 삭감했다.
한국의 군비도 계속해서 늘고 있다. 6월 17일 황인철 녹색연합 전문위원에 따르면, 한국의 국방예산은 2023년 57조143억 원, 2024년 59조4244억 원, 2025년 61조2469억 원이며, 2026년 한국의 국방예산은 전년 대비 7.5%로 크게 증가한 65조8642억 원으로 책정되었다.
전 세계 군비 지출 증가는 온실가스 배출 증가와 상관관계가 있다. 최근 연구 결과는 군비 지출이 1000억 달러 증가함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이 약 3200만톤(tCO2e)(최소 400만 톤~최대 5900만 톤) 증가한다고 보고했다. 군사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 요인은 ▲군사 기지 및 작전 수행으로 인한 운영 배출 ▲차량·무기·장비 생산을 포함하는 군수산업 ▲분쟁 후 재건 과정 ▲산림·토양·갯벌·바다 등 탄소 저장소의 파괴로 분류된다.
1997년 교토의정서 체결 당시 미국의 반대로 군사 부문은 배출원에 포함되지 못했다가 파리기후변화협약 이후 각국이 자발적으로 보고하도록 되었고, 전 세계 군사 부문 배출량은 대략 전체 배출량의 5.5%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전 세계 군비 지출이 계속해서 증가할 경우, 기온 상승을 1.5℃ 이하로 제한함으로써 지구 기후시스템을 안정화하려는 인류의 목표는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각국이 군사 부문 배출량을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 보고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국가별 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 포함하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 글로벌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다자간 협력을 모색함으로써 전쟁을 비롯한 군사행동과 훈련, 무기 생산 등을 위한 군비 확대를 제한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안보라는 이름으로 인간성을 말살하고 생명의 근간인 생태계를 파괴하는 전쟁이 종식될 수 있도록, 국내외 기후운동과 생태운동 그리고 평화운동의 연대가 필요하다.
글 _ 민정희(국제기후종교시민네트워크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