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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사연구소, 한국교회 ‘탁덕’ 용어 수용 과정 조명

박지순
입력일 2026-06-23 15:24:11 수정일 2026-06-23 15:24:11 발행일 2026-06-28 제 3497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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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체르도스’ 중국어 음역 ‘탁덕’으로 축약…조선으로 넘어오며 ‘덕 깨우치는 사람’ 의미로 정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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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 신부가 6월 20일 한국교회사연구소에서 열린 제225회 연구발표회에서 '동아시아 가톨릭교회의 교계제도 용어 수용사'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박지순 기자

과거 한국교회에서 사제를 가리키는 말로 널리 쓰였던 ‘탁덕(鐸德)’은 어떻게 전래된 용어일까. 

한자 표기만 보면 ‘덕을 깨우치는 사람’처럼 풀이될 수 있지만, 실제로는 라틴어 ‘사체르도스(Sacerdos)’의 음역어가 중국교회에서 축약, 정착된 뒤 조선교회에 전해진 표현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발표에서는 이 같은 용어 수용 과정을 바탕으로, 한국교회가 서구교회 용어를 받아들이고 해석해 온 과정을 살피는 교회 용어 수용사 연구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한국교회사연구소는 6월 20일 제225회 연구발표회를 열고, ‘탁덕’(鐸德)의 한국교회 수용 과정을 살폈다. 박강 신부(가브리엘·수원교구 광교1동본당 보좌)는 이날 ‘동아시아 가톨릭교회의 교계제도 용어 수용사 - 한중일 교회의 Sacerdos 개념 번역사를 중심으로’ 주제 발표에서 사제를 뜻하는 사체르도스가 중국과 한국 등 동아시아 교회 안에서 어떻게 번역, 수용됐는지 설명했다.

박 신부는 “중국교회에서 활동한 선교사들은 사체르도스를 중국인이 이해할 수 있는 용어로 번역해 정착시키려 많은 시도를 했다”며 “사체르도스의 음역어로 제시된 ‘살책이탁덕(撒責耳鐸德)’, ‘살책이탁덕(撒責爾鐸德)’, ‘살책아탁덕(撒責兒鐸德)’ 등의 번역어가 마침내 탁덕으로 축약돼 정착한 과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역 서학서의 영향을 받은 조선교회도 탁덕을 사체르도스의 번역어이자 신부를 뜻하는 일반 용어로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박 신부는 이어 “사체르도스의 직분상 의미를 담은 ‘사제’는 19세기 후반 불한사전에 등장한 이래 점차 음역 표현인 탁덕을 대신해 사용됐다”고 밝혔다. 교회 문헌 안에서 탁덕이 사제로 대체돼 간 과정도 짚었다. 박 신부에 따르면, 교리서와 교회 문헌에서는 1934년경부터, 성경에서는 1940년대부터, 기도서와 전례서에서는 1960년대부터 탁덕 대신 사제가 사용되기 시작했다.

박 신부는 특히 “탁덕이 사체르도스의 음역어인 ‘살책이탁덕’, ‘살책아탁덕’의 축약으로 정립된 용어라는 사실이 한국교회사 안에서 충분히 인식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탁덕의 한자 표기에 이끌려 이를 ‘덕을 깨우치는 사람’으로 해석한 문헌들이 한국교회사 안에서 발견된다”며 “이는 한국교회가 외래 교회 용어에 신학적 의미를 부여해 온 사례인 동시에, 보다 엄밀한 교회 용어 수용사 연구가 필요하다는 방증”이라고 풀이했다.

한편 이날 연구발표회에서 조은나(루치아·서강대학교 신학대학원 신학과 박사 수료) 씨는 ‘1948~1968년 현대 한국천주교회 형성기의 평신도 운동 연구’를 주제로 한국교회 평신도 사도직 활동과 제도화를 다뤘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