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을 아직 한 번도 사용해 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최근 종교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의도적으로 AI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이들을 만났다. 일상적으로 AI를 활용해 온 기자에게는 뜻밖의 답변이었다. ‘이 시대에 한 번쯤은 사용해 봤겠지’라고 생각했던 스스로의 단정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6월 18일 종교환경회의가 개최한 종교인대화마당에서는 ‘장자의 양생과 AI시대 종교인의 역할’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천주교를 비롯해 개신교, 불교, 원불교, 천도교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AI시대에 종교인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종교인이 이 시대에 건넬 수 있는 고유한 가치는 무엇인지’를 고민했다. 종교가 다른 만큼 AI를 바라보는 시선도 조금씩 달랐지만, 대체로 AI에 대한 경계와 우려를 드러냈다.
실제로 기자 주변에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에 AI로 타로나 사주를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직접 점집을 찾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든 손가락 하나로 답을 얻을 수 있으니 편리하다. 하지만 편리함이 의존으로, 의존이 맹신으로 이어진다면 어떨까.
어쩌면 AI를 한 번도 사용해 보지 않았다는 이들은 기술 자체를 거부하려는 것이 아니었을 것이다. 모두가 AI에 “예스”를 말할 때 누군가는 “노”를 말하며 기술의 한계를 묻고, 인간다움의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은 아닐까.
마음의 위로와 용기를 주고 세상을 살아갈 힘이 되어주는 존재가 신앙이고 종교가 아니었던가. AI가 수많은 답을 내놓는 시대일수록 종교는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인간이 어떤 질문을 품고 살아가야 하는지 일깨워 주는 역할을 해야 하지 않을까.
변경미 기자 bgm@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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