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교황 프랑스 사목방문… “노트르담과 함께 새롭게 태어나십시오”

이승환
입력일 2026-09-26 08:35:22 수정일 2026-09-26 08:3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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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7년 만에 복원된 대성당 찾아 저녁기도… 프랑스교회에 쇄신·선교와 사회 치유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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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14세 교황이 9월 25일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주교와 사제, 부제, 남녀 봉헌생활자, 신학생들과 함께 저녁기도를 바친 뒤 신자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OSV

[외신종합] 레오 14세 교황이 9월 25일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을 찾아 프랑스교회의 새로운 쇄신과 선교를 당부했다. 2019년 4월 대화재 이후 교황이 노트르담 대성당을 찾은 것은 처음이다.

교황은 이날 주교와 사제, 부제, 수도자, 신학생 등 2000여 명과 저녁기도를 바치고 “이 대성당은 여러분도 함께 새롭게 태어나 성덕과 일상의 사명을 향해 새로운 힘으로 나아가도록 다시 태어났다”고 강조했다. 이어 프랑스교회가 “희망하며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는 교회의 살아 있는 돌”이 돼 달라고 요청했다.

교황은 대성당에 들어서 감실 앞에서 기도한 뒤 예수 그리스도의 가시관 성유물에 입을 맞췄다. 교황을 맞아 파리 전역의 성당에서 종이 울렸고, 유네스코 본부에서 노트르담 대성당까지 이어진 교황의 이동 경로 주변에는 약 30만 명이 모였다.

교황은 강론에서 7년 전 전 세계가 노트르담 대성당이 화염에 휩싸이는 모습을 지켜봤던 순간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그 비극적인 순간 우리는 노트르담이 단순한 기념물 그 이상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대성당을 재건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은 이곳에서 한 민족의 심장이 뛰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노트르담을 “과거와 미래가 서로를 품고 하늘과 땅이 만나는, 한 문명의 살아 있는 중심”이라고 표현했다.

특히 교황은 화재로 무너졌다 다시 일어선 노트르담의 모습을 프랑스교회의 쇄신과 연결했다. 아름답게 복원된 대성당이 모든 이를 향해 열린 만남의 공간이 돼야 하듯, 교회도 사회 변두리에 있는 이들에게 다가가는 “소박하고 환대하는 선교적 현존”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분열되고 상처받은 사회를 치유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트르담의 진정한 의미가 화려한 건축물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교황은 “이 대성당은 감탄하며 바라보기 위한 석조 건축물이 아니라 이곳에서 거행되는 거룩한 신비를 통해 살아 있다”며 “전례가 없다면 대성당은 그 영혼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초연결 사회의 소음 속에서 전례가 사람들에게 “희망의 빛”이자 “평화의 오아시스”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교황의 메시지는 최근 프랑스교회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프랑스에서는 세속화가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세례를 받는 이들이 늘고 있다. 올해 부활절에는 성인과 청소년 2만 명 이상이 세례를 받아 지난해보다 20% 증가했다.

1163년 건축을 시작한 노트르담 대성당은 약 200년에 걸쳐 완성됐다. 2019년 4월 15일 발생한 대형 화재로 첨탑과 목조 지붕 등이 소실됐지만 대대적인 복원을 거쳐 2024년 12월 다시 문을 열었다. 복원 작업은 현재도 일부 계속되고 있다.

교황은 이날 “하느님의 사랑을 증언함으로써 인류 가족을 회복시키고 치유하는 교회의 모습을 드러내 달라”고 당부하고, 성모 마리아가 “프랑스교회의 사명을 이끄는 별”이 돼 주기를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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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14세 교황이 9월 25일 프랑스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청년 철야 기도회에서 젊은이들의 환영을 받으며 행사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OS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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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이 9월 25일 프랑스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철야 기도회에서 기도를 봉헌하고 있다. OSV

한편 레오 14세 교황은 9월 25일부터 28일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프랑스를 방문한다. ‘세상이 생명을 얻게 하소서’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방문에서 교황은 파리와 생드니, 루르드, 메스 등을 찾는다.

방문 첫날인 25일에는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만나고 프랑스 정부와 시민사회·외교단을 대상으로 연설했다. 이어 유네스코 본부를 방문한 뒤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저녁기도를 바쳤으며,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청년 8만여 명과 철야기도를 함께했다.

26일에는 파리대교구가 운영하는 이주민·취약계층 지원시설 ‘메종 바키타’를 방문한 뒤 루르드로 이동한다. 루르드에서는 프랑스 주교단과 미사를 주례하며, 병자들을 만나고 성모 발현 동굴에서 묵주기도를 바친다.

방문 마지막 날인 28일 교황은 프랑스 북동부 메스를 찾아 종교간 만남에 참석하고, 유럽의 뿌리와 평화·일치를 주제로 한 행사에서 연설한다. 이어 미사를 주례하는 것으로 일정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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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14세 교황이 9월 25일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UNESCO) 본부에서 칼레드 엘에나니 사무총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OS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