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종교] 한국종교지도자원로회의 “北,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부르자”

한국 종교계 원로들이 적대와 대결을 넘어 평화 공존으로 나아가는 한반도를 만들어가자고 호소했다. 이를 위해 북한 국호를 정식 명칭으로 부를 것도 제안했다. 한국종교지도자원로회의는 7월 2일 서울 광화문 ‘달개비’에서 ‘서로의 이름을 존중하는 것에서 평화는 시작됩니다’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했다. 기자회견에는 주교회의 전 의장 김희중(히지노) 대주교, 대한불교조계종 전 총무원장 원행 스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전 총무 김영주 목사, 원불교 전 교정원장 오도철 교무, 유교 김영근 전 성균관장, 한국민족종교협의회 이범창 전 회장, 천도교 박남수 전 교령을 대리한 정정숙 전 천도교 교화관장이 참석했다. 종교계 원로들은 대국민 메시지에서 “한반도 평화를 향한 희망을 포기할 수 없다”며 “평화 공존은 단순히 갈등을 회피하는 소극적 타협이 아니라 서로의 생명과 존엄을 지키고 미래 세대에게 더 나은 한반도를 물려주기 위한 적극적이고 책임 있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어 “참된 평화 공존은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데서 시작되고, 그 첫걸음은 상대의 이름은 존중해 부르는 것”이라며 “국제사회는 국제연합(UN)에 가입한 대한민국(Republic of Korea)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이라는 공식 국호로 부르고 있다”고 밝혔다. 종교계 원로들은 북한 공식 국호 사용과 관련해 “상대를 존중하는 언어는 결코 자신의 정체성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평화를 향한 성숙한 자신감의 표현이자 대결과 증오를 넘어 대화와 신뢰의 길을 여는 작은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종교계 원로들은 “언론과 시민사회, 학계와 종교계가 한반도 평화 공존의 관점에서 상대를 존중하는 언어와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데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도 요청한다”며 “대한민국 국민이 바라는 평화 공존의 진정성을 신뢰하고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와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김희중 대주교는 기자회견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같은 민족인 우리가 국호에 일부러 적대성을 담아 부를 필요가 있겠느냐”며 “큰 둑이 작은 틈새에 의해 무너지는 것처럼 큰 변화는 상대방을 존중하는 작은 노력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김 대주교는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를 계기로 방한하는 레오 14세 교황의 방북 가능성에 대해 “교황님의 방북이 이뤄진다면 가장 좋겠지만, 교황님과 대한민국 대통령,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만나는 일은 성사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발행일 2026-07-12 제3499호 13면

[이웃종교] 개신교·불교 출판사, 서울국제도서전 참가

개신교와 불교 출판사들이 6월 24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에 참가해 종교 서적을 소개하고 관람객들을 만났다. ‘텍스트힙’ 열풍 속에 개막 첫날부터 오픈런이 이어진 이번 행사에는 주최 측 추산 15만 명 이상이 찾았다. 개신교계 출판사들은 한국기독교출판협회 회원사들을 중심으로 연합·단독 부스를 마련했다. 도서출판 동연, 문광서원, 쿰란출판사 등이 함께한 한국기독교출판협회 연합 부스를 비롯해 생명의말씀사와 성서유니온 등 총 15개 개신교계 출판사가 도서전에 참여했다. 각 부스에서는 신앙서와 성경 해설서, 개신교 에세이 등이 소개됐다. 성서유니온은 ‘교환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했고, 일부 출판사는 서평단 이벤트와 저자 만남, 책갈피·키캡 등 굿즈 증정 행사를 마련해 방문객들의 참여를 이끌었다. 불교계에서는 ㈜불광미디어와 고요한소리, 도서출판도반 등 3개 출판사가 참가했다. 이들 출판사는 불교 교리서와 수행·명상 관련 도서, 잡지 등을 선보였다. 일부 부스에서는 ‘나의 불교 라이프스타일 DNA는?’과 같은 테스트도 마련해 방문객들이 불교 관련 콘텐츠를 접할 수 있도록 했다. 부스를 둘러본 한 참가자는 “4월에 불교박람회에 다녀온 뒤 불교가 힙하다고 느껴 부스를 찾았다”며 “종교 서적이지만 일상과 마음을 다룬 책들이 있어 부담 없이 살펴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천주교계 출판사들은 이번 도서전에 참가하지 않았다. 한 천주교계 출판사 관계자는 “많은 사람이 찾는 대형 행사에서 독자들을 직접 만나지 못한 점은 아쉽다”며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앞둔 내년에는 함께 참여해 더 많은 이들에게 천주교를 알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1954년 처음 시작한 서울국제도서전은 작가와 독자들이 직접 만날 수 있는 행사, 다양한 이벤트 등으로 국내 최대 규모 도서 문화축제로 자리 잡았다.

발행일 2026-07-12 제3499호 13면

[이웃종교] 종교계 학교, 북향민 청소년 곁에 서다

북향민 청소년들의 교육과 생활, 사회 적응을 돕기 위해 개신교와 천주교가 학교와 그룹홈을 중심으로 다양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 부산 강서구에 있는 장대현중고등학교는 개신교가 운영하는 북향민 청소년 대상 대안학교다. 학교는 일반 중·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도 북향민 학생들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전교생이 기숙사 생활을 하며 정규 교과 외에도 심리 상담과 진로교육을 통해 남한 사회 적응을 돕는다. 또한 ‘창조질서·공동체·소명’이라는 개신교 가치관을 바탕으로 북한 인권과 통일 문제를 함께 배우며 미래를 준비하도록 돕고 있다. 올해 4월 25일에는 학생 20여 명의 일상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스쿨 포 디펙터스」(School For Defectors)>가 미국 보스턴독립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됐다. 이 작품은 미국 영화감독 제러미 워크먼이 2023년 부산국제영화제를 계기로 학교를 방문한 뒤 제작했다. 영화는 부모를 따라 북한을 떠나 남한과 중국에서 성장한 북향민 청소년들이 정체성을 찾아가며 자신의 꿈을 키워가는 과정을 담아냈다. 2014년 ‘탈북 학생 대안학교’로 문을 연 뒤, 2022년 부산 최초의 사립 대안학교 인가를 받아 2023년 현재의 교명으로 새롭게 개교했다. 학력을 인정받는 탈북 학생 대상 대안학교는 여명학교, 하늘꿈중고등학교, 드림학교와 장대현중고등학교 등 전국에 네 곳뿐이다. 가톨릭교회는 통일부와 남북하나재단의 지원을 받아 북향민 아동·청소년을 위한 그룹홈을 운영하고 있다. 그룹홈은 부모가 생계 활동이나 정착 과정에서 자녀를 충분히 돌보기 어려운 경우, 아이들이 일정 기간 공동생활을 하며 안정적으로 생활하고 학교생활을 이어 갈 수 있도록 돕는 공간이다. 현재 교구에서 그룹홈을 운영하고 있는 곳은 수원교구와 의정부교구 두 곳이지만, 여러 수도회에서 북향민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교육과 생활 전반을 지원하고 있다. 수원교구 민족화해위원회는 2009년 ‘수원 나르샤’를 개설하며 북한이탈주민 아동·청소년 공동생활가정을 운영해 오고 있다.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허현(요한 세례자) 신부는 “북향민 청소년들은 한부모가정에서 자라는 경우가 많아 부모가 일을 나가면 방과 후에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부모 동의 아래 청소년들이 그룹홈에서 생활하며 한국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북향민 수가 줄면서 현재는 서울과 수도권에 있는 수도회들을 중심으로 그룹홈 형태의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허 신부는 북향민만을 대상으로 한 대안학교의 한계도 짚었다. 그는 “북향민 청소년들끼리만 모여 생활할 경우 한국 사회에 자연스럽게 적응하는 데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며 “그룹홈은 청소년들이 일반 학교에 다니며 또래들과 어울리고, 생활 안에서는 필요한 돌봄과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발행일 2026-07-12 제3499호 13면

[이웃종교] 개신교, 생태 정의 실현 ‘녹색 교회’ 16곳 선정

기독교환경운동연대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기후정의위원회, 녹색교회네트워크 등 개신교 환경단체가 생태 정의 실현과 환경 보호에 앞장서 온 올해의 ‘녹색교회’ 16곳을 선정했다. 개신교 환경단체는 5월 19일 서울 종로구 연동교회에서 ‘칼을 쳐서 보습으로: 우리가 생명의 숲이 됩시다’ 주제로 제43회 환경주일 연합예배를 드리고, 예배 중 열린 녹색교회 시상식에서 광주고백교회, 남양주성생원교회, 낮은자리교회 등 16개 교회에 녹색교회 인증패를 수여했다. 개신교는 매년 6월 첫째 주를 환경주일로 지내며, 2006년부터 전국 각 교단에서 생태 보전에 모범을 보인 교회를 녹색교회로 선정해 왔다. 올해 16개 교회 신규 선정으로 전국의 녹색교회는 모두 162곳으로 늘었다. 녹색교회는 교회 안에서 예배와 교육, 선교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생태 정의 실현과 환경 보호에 얼마나 힘써 왔는지를 평가·심사해 선정된다. 올해 녹색교회로 선정된 경기 안산시 하늘품교회는 지역 노동자들과 함께 교회 옥상에 6kW 규모의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전력을 자급하고 있다. 또 시화호 보전 운동과 송전탑 지중화 요구 등 지역 환경 현안에도 꾸준히 목소리를 내 왔다. 하늘품교회 담임 이성환 목사는 “기후위기와 폭력은 사람의 생명과 인권을 짓밟는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같다”며 “절망하지 않고 끊임없이 생명의 가치를 우리 삶 가운데 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교회도 생명의 가치를 이 땅에 함께 심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개신교 환경단체들은 천주교창조보전연대를 비롯해 여러 종교 환경운동단체와 함께 기후위기와 탈핵 등 생태 현안에 대한 연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교회환경연구소 소장 송진순 목사는 “미래에서 빌려온 탄소 부채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쌓여가고 창조 세계 신음은 절규로 바뀌었다”며 “거룩한 전환, 정의로운 전환에 동참하는 그리스도인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

발행일 2026-06-14 제3495호 13면

[이웃종교] ‘오대산 세계종교평화포럼’ 개최…“배타성 내려놓고 마음 열어야”

전쟁과 난민, 혐오, 한반도 긴장 등 세계 곳곳에서 갈등과 폭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종교의 평화적 책임을 성찰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종교가 오늘날 평화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또 역사 속에서 전쟁과 국가주의의 논리에 어떻게 동원되어 왔는지를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대한불교조계종은 5월 30일 오대산 월정사에서 ‘전쟁의 시대, 월정사 세계종교학자들의 대화’를 주제로 ‘2026 오대산 세계종교평화포럼’을 열었다. 발표자들은 십자군전쟁과 30년 전쟁, 태평양전쟁, 로힝야 난민 문제 등을 언급하며 종교가 평화를 실현하기보다, 민족주의와 제국주의의 언어로 전쟁을 정당화해 온 역사를 먼저 성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교평화학자인 이찬수 박사는 경제적 이해관계와 제국주의, 구조적 폭력이 얽힌 전쟁 속에서 종교 역시 자유롭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종교가 국가와 민족에 종속될 때 사랑과 자비는 사라지고 전쟁 수행 논리가 종교적 언어로 둔갑한다”며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러시아 정교회와 독일 개신교, 프랑스 가톨릭은 모두 같은 그리스도교 전통에 속해 있었지만 각국은 자신들의 전쟁을 ‘정당한 전쟁’으로 포장했다”고 말했다. 연세대학교 이병성 교수는 유럽 30년 전쟁을 통해 종교 절대주의와 광신주의의 위험성을 조명했다. 이 교수는 “프랑스가 같은 가톨릭 세력인 합스부르크에 맞서 개신교 국가들과 손을 잡았다”며 “이는 전쟁의 성격이 종교에서 국가 이익으로 이동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30년 전쟁은 가톨릭과 개신교 갈등에서 시작됐지만 점차 국가 이익과 권력을 둘러싼 정치적 전쟁으로 변질됐다”고 말했다.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은 종교가 집단 이데올로기와 결합할 때 배타성을 강화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종교가 인간을 결속하고 공동체를 형성하는 역할을 해 오기도 했지만, 민족주의와 국가주의를 형성하거나 강화해 전쟁 수행을 정당화하고 대중을 결집하는 데 활용된 역사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차별을 내려놓고 평등하게 바라보는 ‘열린 가슴’일 때 평화의 가능성이 열린다”며 “종교마다 언어와 문화가 다르지만 깊은 본질은 사랑과 자비, 생명의 마음으로 통한다”고 덧붙였다. 기조연설을 맡은 이성훈(안셀모) 외교부 인권평화민주주의대사는 “기도가 평화의 언어가 아닌 전쟁의 언어로 전용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미얀마와 남수단,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등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폭탄이 터지고 수많은 생명이 쓰러지고 있다”며 “폭력과 살상이 종교적 상징과 언어, 의식과 전통을 통해 정당화되고 있다는 사실이 더욱 안타깝다”고 말했다. 포럼에 이어 열린 특별대담에서는 전쟁 시기 공영방송의 역할과 평화 저널리즘, 분쟁 지역의 현실, 전쟁이 미래 세대에 남기는 상처와 국제사회의 역할 등을 논의했다.

발행일 2026-06-14 제3495호 13면

[이웃종교] 대전교구 궁동본당, 부처님 오신 날 맞아 송불암 답방

대전교구 궁동본당(주임 김찬용 베드로 신부)은 5월 23일 충남 논산시 송불암을 방문해 부처님 오신 날을 축하하고 종교 간 화합의 의미를 되새겼다. 이번 방문은 2025년 주님 성탄 대축일 당시 송불암 주지 경봉 스님이 궁동본당 구유함에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메시지와 함께 봉헌금을 전한 데 대한 답방으로 마련됐다. 본당은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전교 수녀인 마리 안셈 수녀와 사목위원들이 함께 송불암을 찾아 축하 화분을 전달했다. 경봉 스님은 외부 일정 중이었지만 소식을 듣고 곧장 사찰로 돌아와 본당 관계자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참석자들은 정성스럽게 마련된 식사를 함께하며 서로의 종교를 존중하는 덕담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경봉 스님은 자신의 출가 여정을 소개하며 종교의 본질과 수행의 의미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마리 안셈 수녀는 “천주교처럼 체계적인 성소 교육이 있는 것도 아닌데 자발적으로 출가해 수십 년간 수행의 길을 걸어오신 모습이 인상 깊었다”며 “고행과 수행을 이어 온 스님의 삶에서 큰 힘과 품격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본당과 송불암의 인연은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봉 스님은 송불암을 자주 찾던 궁동본당 신자와 종교와 인생관에 관한 대화를 나누며 교류를 이어 왔다. 이 만남을 계기로 경봉 스님은 해마다 성탄 시기에 익명으로 본당에 봉헌금을 전해 왔다. 지난해에는 종교 간 친교의 뜻을 더 분명히 전하고자 이름을 밝히고 봉헌했다. 경봉 스님은 평소 개신교계와도 왕래하며 찬송가를 즐겨 부를 정도로 이웃 종교에 열린 태도를 보여 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봉 스님은 “우리가 보는 산이 누구에게나 산이고, 하늘이 누구에게나 하늘인 것처럼 진리는 모두에게 열려 있다”며 “예수님의 진리와 부처님의 진리는 다르지 않다고 여기기 때문에 편협한 시각에서 벗어나 이웃 종교와 상생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날 방문에 함께한 본당 남성 부회장 김전태(아우구스티노) 씨는 “스님이 열린 마음으로 다른 종교를 통해 배우고 깨닫고자 하는 모습이 마음에 와닿았다”며 “마음이 따뜻해지는 경험이었고, 돌아갈 때 이것저것 챙겨주시는 스님을 보고 마치 친정집에 온 것처럼 대접받는 느낌이 들어 감사했다”고 말했다. 본당과 송불암은 앞으로도 이웃 종교로서 소통을 이어 가며 상호 존중과 화합의 관계를 넓혀 나갈 계획이다. 송불암은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 마곡사에 예속된 말사(末寺)다. 송불사의 터에는 고려시대에 창건된 석불사(石佛寺)가 자리 잡고 있었다. 1592년 발발한 임진왜란에서 전소되는 비극을 겪은 뒤, 1946년 현재의 모습과 이름으로 재건됐다.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83호에 등록된 5.5m 높이의 송불암 미륵불과 500년여 된 소나무가 어우러진 신비롭고 아름다운 풍경으로 알려져 있다.

발행일 2026-06-14 제3495호 13면

[이웃종교] 청년 취업난 위해 교회 문 ‘활짝’

국가데이터처의 고용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일자리 밖’ 청년의 수가 170만 명을 넘어섰다. 조사 결과 실업자, 일도 구직 활동도 하지 않는 ‘쉬었음’, 취업 준비생 등을 합친 ‘일자리 밖’ 상태인 20·30대가 170만 6000명으로, 해당 연령대의 13.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인공지능(AI)의 확산과 기업들의 경력직 선호 현상으로 청년 구직난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개신교가 교회 인프라를 활용해 청년들의 취업을 돕고 있다. 서울 강동구 초대교회는 교회 내 ‘초대구름 작은도서관’을 매개로 청년들에게 일자리, 취업 정보, 멘토링 등을 제공하고 있다. 2021년 구재원 담임 목사가 강동구의 주민참여예산사업에 이런 내용의 ‘작은도서관 청년일자리 지원’ 사업을 제안했고, 사업 선정 이후 매년 2명 이상의 청년이 도서관 일자리를 얻는 등 혜택을 받고 있다. 사업을 제안한 배경에는 구 목사가 청소년·청년 사목을 이어오며 마주한 현실이 있었다. 구 목사는 취업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을 보며 재정과 인프라를 갖춘 교회가 이들이 사회 구성원으로 안정적으로 자리 잡도록 도와야 한다고 판단했고, 이를 이행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시도했다. 그 결과 다양한 청년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할 수 있었다. 초대교회는 재능과 역량 있는 이들을 도서관 강좌의 강사로 세워 소정의 비용과 함께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 청년 일자리 프로그램 정보도 꾸준히 안내해 실제 사업에 선발된 사례도 여러 차례 나왔다. 앞으로도 문화복지 사단법인 ‘초대와이음’을 설립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1인 가정 청년들을 후원하고, 청년 일자리 사업에도 꾸준히 참여할 계획이다. 구 목사는 “선한 마음과 바른 가치관을 지닌 청년들이 취업과 경제적 사정 때문에 좌절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종교 활동만 열심히 하라고 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느꼈다”며 “종교는 청년들이 이러한 이유로 공동체를 떠나지 않도록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현실적인 길잡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강남구 충현교회도 청년들의 사회 진출을 돕고자 교회 공간을 무상으로 빌려주고 있다. 2023년 12월 15일 강남구와 ‘청년 점프업(Jump-Up) 프로젝트’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로 4차 산업 분야 취업·창업, 인턴십, 자격증, 청년 스타트업 등 일자리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위해 교육관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2024년부터 2025년까지 사업을 통해 83명이 취업과 창업에 성공했으며, 92명은 자격증을 취득했다. 한편, 가톨릭교회 안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대교구 홍제동본당(주임 안재현 미카엘 신부)은 2025년 교리실 한 곳을 청소년·청년 전용 독서실로 만들고 무료로 개방했다. 본당은 “방학뿐 아니라 학기 중에도 학생들이 공부와 회의 등 다양한 목적으로 이곳을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발행일 2026-05-17 제3491호 13면

[이웃종교]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축성 100주년’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이 축성 100주년을 맞았다. 대한성공회는 5월 3일 ‘서울주교좌성당 축성 100주년 기념 감사성찬례’를 봉헌하고, 지난 100년의 역사를 기억하며 새로운 100년을 향한 비전을 선포했다. 이날 교구장 김장환(엘리야) 주교는 “오늘은 단순히 건물 한 채의 100년을 기념하는 날이 아니라, 앞으로의 100년 동안 우리가 어떤 교회로 살아갈 것인가를 스스로 묻는 날”이라고 말했다. 감사성찬례는 지난 한 세기 역사를 기억하는 100번의 타종으로 시작됐다. 약 10분 동안 울려 퍼진 종소리 뒤에는 어린이들이 성당 문을 두드리고 여는 퍼포먼스를 통해 새로운 100년을 향한 출발을 알렸다. 주교가 지팡이로 문을 두드려 열던 기존 방식과 달리, 미래 세대에게 앞길을 열어 준다는 의미를 담았다. 기념식에서는 ‘백 년의 감사, 다음 백 년의 약속’을 주제로 성공회 공동체의 다짐도 선포됐다. 본당 주임 박성순(야고보) 신부는 비전 선언문을 통해 ▲다양성 속에서 일치를 이루는 하나의 교회 ▲그리스도의 몸으로 날마다 새롭게 되는 거룩한 교회 ▲모든 이를 환대하는 공번된 교회 ▲세상 속에서 복음을 증언하는 사도적 교회 등 네 가지 방향을 제시했다. 1926년 5월 2일 축성된 서울주교좌성당은 영국인 건축가 아더 딕슨의 설계로 네오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졌다. 당시에는 부분 완공 상태로 축성됐으며, 재정적 어려움과 일제강점기, 태평양전쟁, 6·25전쟁 등을 거치며 70년 만인 1996년에야 완공됐다. 성당은 주홍색 지붕과 아치형 창문, 석조와 벽돌이 어우러진 외관으로 건축적 가치를 인정받아 왔다. 그러나 1937년 조선총독부가 체신국 청사로 사용하기 위해 지은 건물이 성당 앞을 가로막으면서, 오랫동안 시민들에게 온전한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2015년 광복 70주년을 맞아 옛 청사가 철거되면서 성당은 도심 속 역사·문화 공간으로 다시 시민들과 만나게 됐다. 성당은 한국 현대사의 굴곡마다 신앙의 사회적 책임을 드러낸 공간이기도 하다. 1987년 6월 10일 민주 인사들은 성당에 진입한 경찰의 방해를 뚫고 종루에 올라 42번 종을 쳤고, 이 종소리는 6월 민주항쟁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가 됐다. IMF 외환 위기 당시에는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푸드뱅크’가 이곳에서 태동했다. 이처럼 성당은 단순한 기념 공간을 넘어, 시대의 아픔 속에서 기도와 연대의 자리를 지켜 온 신앙 공동체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 김 주교는 “주교좌성당의 지난 100년은 갈망의 역사였다”며 “일제강점기의 어둠 속에서도,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이곳에서는 기도의 불이 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발행일 2026-05-17 제3491호 13면

[이웃종교] 천주교·불교 화합의 장 “부처님 탄생 축하합니다”

천주교와 불교계가 종교 간 화합과 상생의 자리를 마련했다. 대전교구 세종 직장직종사목부는 4월 29일 세종남부경찰서에서 열린 ‘불기 2570 봉축 연등 점등식’에 참석해 석가모니 탄생을 축하했다. 이번 행사는 5월 24일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세종남부경찰서 경승실이 주관했으며, 경승실의 초대를 받은 천주교 사제와 신자들도 함께했다. 행사에는 세종 직장직종사목부 전담 국일호(대건안드레아) 신부, 세종남부경찰서 교우 공동체 박충서(미카엘) 회장, 경찰서 내 불교 신자 등이 참석했다. 축사를 맡은 국일호 신부는 종교 간 교류의 장점을 설명했다. 국 신부는 “행사 중 스님과 불교 신자들의 합송을 들으며 두 종교가 같은 목표 아래 종교적 가르침을 전하고 있음을 알게 된 기회였다”며 “종교의 지향점이 무엇인지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자리였고, 화합의 장을 마련해 준 경승실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경승실장 광원 환성 스님도 “불교와 천주교는 늘 다툼 없이 친교 안에서 교류해 왔다”며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계속해서 종교 간 상생의 자리를 만들며 교류를 이어가겠다”고 화답했다. 봉축 연등 점등식은 부처님 오신 날을 기념하는 연등회의 시작을 알리는 행사다. 연등에 불을 밝히며 자비와 지혜의 빛으로 온 부처님 탄생의 의미를 되새기고, 세상의 평안과 자비를 기원한다. 불교계 대표 행사인 연등회는 점등식 이후 연등 행렬, 전통 불교 공연, 연등놀이, 봉축법요식 등으로 이어진다. 오늘날 사회의 문화축제로 자리 잡은 연등회는 참여·배려·평등의 가치를 인정받아 2020년 12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됐다.

발행일 2026-05-17 제3491호 13면

[이웃종교] 천도교, 월간 「신인간」 창간 100주년 기념식 개최

천도교 기관지인 월간 「신인간」이 창간 100주년을 맞이했다. 신인간사는 4월 1일 서울 종로 천도교중앙대교당에서 「신인간」 창간·신인간사 창립 100주년 기념식을 개최하고, 새로운 비전을 발표했다. 이번 행사는 1926년 4월 1일 창간 이후 ‘낡은 시대적 유물을 떨쳐 버리고, 새로운 시대와 문명을 개척한다’는 정신 아래 천도교 사상과 신앙을 바탕으로 한국 근현대사의 흐름을 기록해 온 「신인간」의 여정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서는 ‘개벽의 저널리즘 신인간, 다음 100년을 향하여’ 제목으로 새로운 100년을 여는 비전이 선포됐다. 신인간사는 비전에서 ▲이 시대의 ‘신인간’이 누구인지 ▲개척할 문명적 과제는 무엇인지 ▲「신인간」이 꿈꾸는 새로운 세상은 어떤 모습인지 계속 질문해 나가며, 천도교 정신을 사회와 세계 속에서 살아 움직이게 할 것을 약속했다. 일제강점기에 발행됐던 잡지들의 원본을 소장하고 있던 박차귀 씨가 이를 기증하는 순서도 있었다. 기증품과 창간호를 비롯해 그동안 잡지에 실렸던 주요 글과 시대별 특징을 보여주는 기록물, 사진 등은 4월 7일까지 천도교 수운회관에서 열린 100주년 기념 전시회에서 공개됐다. 신인간사 윤태원 대표는 “지난 100년이 선배들의 헌신과 정성으로 이어져 온 시간이었다면, 오늘은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는 출발점”이라며 “「신인간」의 역사와 정신을 바탕으로 시대와 호흡하는 매체로서 역할을 더욱 확장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천도교 박인준 교령은 “‘신인간’이라는 이름이 함축하고 있는 바와 같이 현재 급격하게 진행되는 지구 위기·생명 위기 사태와 인공지능(AI) 시대에 대응해 시대정신을 선도해달라”며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대를 이끌어갈 새 인간을 창조하는 산실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이웃종교의 축사도 전해졌다. 각 종교 대표는 물질문명이 고도화되며 인간의 존엄과 생명의 가치가 경시되는 오늘날 ‘새로운 인간’으로 거듭나자는 선언은 사회 전체에 시사하는 바가 있음을 밝혔다.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마티아) 주교는 “「신인간」이 주창해 온 상생과 평화의 정신은 종교 간 대화와 협력을 받쳐주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두 종교가 진리를 향한 여정의 동반자로서, 어두운 곳에 빛을 비추고 소외된 이웃의 손을 잡아주는 길에 함께하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신인간」은 창간 초기부터 종교적 메시지에 한정하지 않고 사회·문화·사상 전반을 아우르며 다양한 필진과 함께 시대적 의제를 선도해 왔다. 또 일제강점기 이후 격동의 근현대사를 거치며 한국 사회의 변화와 고민을 담아온 기록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동학혁명에서 3·1운동, 6.10만세운동으로 이어지는 민족운동사의 흐름 위에서 ‘사람이 곧 한울님’이라는 인내천의 이념과 민족 자주와 통일 등의 민족적 과제, 만물 동등의 미래적 담론을 지속적으로 제시해 왔다.

발행일 2026-04-19 제3487호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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