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가톨릭 쉼터] 서울 청소년문화사목부 ‘평화마켓’ 열던 날

최유주 yuju@catimes.krrn사진 주정아
입력일 2016-12-14 수정일 2016-12-14 발행일 2016-12-18 제 3024호 9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아주 특별한 성탄선물 사고 하고

가족, 친구, 지인들의 성탄 선물을 준비하기 위해 평화마켓을 찾은 이들은 예수 탄생의 의미를 담은 각종 성물들을 구경하면서 연신 감탄사를 내뱉는다.

“우와~! 선물 받는 사람이 정말 좋아할 것 같네요.”

남궁혜나(가타리나·25·인천 부평2동본당)씨는 신자인 동료들에게 줄 성탄 선물을 마련하고자 ‘평화마켓’을 찾았다. “직장 동료가 ‘글로리아’라는 세례명을 자랑스러워했는데, 이렇게 세례명을 새긴 도장을 선물할 수 있어서 기뻐요”라며 행복해 한다.

세상에서 하나뿐인 특별한 ‘성탄 성물’을 판매하는 마켓이 펼쳐졌다. 성탄트리를 꾸밀 아기자기한 장신구, 성경 말씀이 쓰인 캘리그래피 카드, 성탄의 기쁨을 밝혀 줄 초를 비롯해 평소에도 자주 사용할 수 있는 묵주, 미사보, 성물함 등 핸드메이드 성물들이 넘쳐나는 마켓이었다.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청소년문화사목부(담당 장원석 신부)가 예수성탄대축일을 앞두고, 12월 11일 서울 동교동 가톨릭청년회관 카페 다리에서 연 ‘평화마켓’의 현장. 이날 ‘평화마켓’은 각종 성탄절 장식품을 비롯해 연말 선물용 제품을 판매하는 일명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기획돼 더욱 큰 호응을 얻었다.

‘평화마켓’을 찾은 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청년작가들이 선보인 형형색색의 작품들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이건 선물하고, 저건 내가 가지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할 때 쯤, 어느 샌가 두 손 가득히 성탄 선물이 쥐어져 있다. 마켓 한 편엔 작가들이 방문객들 앞에서 직접 작품을 만드는 공간도 마련했다. 엄마의 손을 붙잡고 구경하는 어린 아이부터 부부, 연인, 친구할 것 없이 흥미로운 작품 앞에 모여들었다. 그 중 인기를 끌었던 세례명 도장과 성경 캘리그래피, 캐리커처 제작 등은 저렴한 가격과 고객들의 높은 만족도에 30분 이상 대기해야 할 정도로 성황이었다.

캘리그래피 작가 조윤수(카타리나·34·대전 탄방동본당)씨는 반나절 동안 50장이 넘는 성경 글귀를 쉴 새 없이 썼다. “힘들긴 하지만 성경 말씀을 캘리그래피로 쓰다보니 저에게 와 닿는 게 있어서 뜻깊고 좋았다”고 말한다.

‘평화마켓’은 단순히 ‘성탄 선물’을 준비하는 장에 머물지 않았다. 청소년문화사목부는 이날 마켓 입구에 사회취약계층 아동과 청소년 가정을 위한 후원함을 두고, 2000원 이상 금액을 넣으면, 쿠폰을 뽑을 수 있는 이벤트도 준비했다. 방문객들이 이웃을 위한 후원도 하고 재미도 느낄 수 있도록 기획한 코너였다. 이 후원금과 마켓 수익금 일부는 서울 금호1가동 선교본당 공부방 어린이들의 면학 환경 개선과 지원을 위해 전달할 예정이다.

장원석 신부는 이날 온종일 ‘평화마켓’을 돌면서 작가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했다. 아울러 “작은 촛불이 모여 큰 빛이 되는 것처럼, 교회의 ‘작은 촛불’인 청년들이 모여 아기 예수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평화마켓’에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뜻을 전했다.

구세주 예수를 기다리는 설렘이 가득했던 ‘평화마켓’은 성탄을 앞두고 작은 나눔을 실천한 이들의 정성으로 빛을 내며 막을 내렸다.

최유주 yuju@catimes.krrn사진 주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