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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여라, 평화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 판문점 새 ‘JSA성당’ 첫 삽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18-06-19 수정일 2018-06-20 발행일 2018-06-24 제 3100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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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땅 가장 가까이에… 새로 짓는 ‘평화의 성당’
분단의 상장인 곳에 평화의 상징으로
신자들 힘모아 착공…내년 3월 완공 목표

한반도에서 6·25전쟁의 아픔을 가장 잘 보여주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Joint Security Area)에 새 ‘JSA성당’이 지어진다.

■ 새 JSA성당 ‘평화의 성당’으로 거듭나다

군종교구는 6·25전쟁 발발 68주년을 3주 앞둔 6월 5일 오전 11시, 판문점 JSA에서 교구장 유수일 주교 주례로 새 JSA성당 기공식을 열었다. 기공식 예식은 군종교구 사무처장 이응석 신부, JSA를 지역적으로 관할하는 육군 제1군단 성요셉본당 주임 윤원석 신부, 제1보병사단 전진본당 주임 이재혁 신부가 공동집전 했다. 군종교구는 본래 간소하게 기공식을 진행하려 했지만 새 JSA성당이 6·25전쟁의 상처 치유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상징한다는 데 공감한 1군단장 안영호(안셀모) 중장, 1사단장 박정환 소장, JSA경비대대 한국군과 미국군 지휘관과 장병들, 전진본당 사목회와 성모회 회원 등이 대거 참석해 새 JSA성당 기공의 역사적 순간을 지켜봤다.

JSA 내 안보견학관(JSA Visitor Center) 앞 부지에 자리하게 된 새 JSA성당은 6·25전쟁과 냉전 대결, 화해와 교류협력, 남북 대화가 공존하는 한국 현대사의 기념비적 공간 안에서 ‘평화의 성당’으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특히 판문점은 6·25전쟁 기간 중 1951년 10월부터 1953년 7월까지 유엔군과 공산군 사이에 휴전회담이 열렸던 곳이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세계 전쟁 역사상 유래를 찾기 힘든 긴 세월인 65년 동안 휴전을 관리하는 특수한 장소다.

또한 새 JSA성당은 군종교구 전진본당 소속이지만 한국교회 주교단과 군종교구, 한국가톨릭군종후원회, 교회 안팎의 많은 은인들과 군 당국의 적극적인 협력에 의해 새롭게 지어지게 됐다는 면(관련기사 2018년 2월 25일자 5면 보도)에서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향한 노력이 집약됐다고도 볼 수 있다.

군종교구장 유수일 주교(왼쪽에서 다섯 번째)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6월 5일 판문점 JSA에서 열린 새 JSA성당 기공식에서 시삽을 하고 있다.

■ 6·25전쟁 역사 기억하고 한반도 평화 기원

유수일 주교는 기공식 강론에서 “새 JSA성당 건축은 참으로 하느님께서 주신 크나큰 은혜의 선물이라는 생각에 감사하고 또 감사하게 된다”면서 “우리나라 모든 성당 중에서 북한 땅과 가장 가까운 이 성당은 분단을 극복하고 우리나라의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중요한 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6·25전쟁 당시 우리나라를 돕기 위해 군대를 파견했던 16개국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16개국을 돌에 새겨 새 JSA성당 앞에 원형으로 전시하고 안내문을 붙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 주교는 “새 JSA성당은 JSA에서 국토방위에 수고하는 군인들에게 영성생활의 요람이 될 것이고, 이곳을 찾는 내외국인 모두에게 평화의 축복을 빈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공한 새 JSA성당은 실사용 대지면적 2089㎡, 연면적 280.63㎡, 지상 1층,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최고 높이 15.3m는 베드로가 믿음을 갖고 그물을 던져 153마리의 물고기를 잡은 기적을 형상화한 것이다. 내년 3월 30일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최대 수용 인원은 약 100명이다.

JSA경비대대 미국군을 대표해 이날 기공식에 참석한 대대장 매튜 파머(요셉) 중령은 “6·25전쟁에서는 치열한 격전지였고 지금은 대화의 공간이 된 JSA에 새 성당이 세워지는 것은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며 “기공식을 앞두고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대대원들과 열심히 기도했다”고 말했다.

1958년 6월 1일 준공된 기존 JSA성당은 건축 60년이 흐르며 건물 노후와 누수, 수용인원 50명의 협소한 내부 공간 등을 이유로 새로운 성당을 짓게 되면서 소임을 다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날 채비를 하고 있다.

1958년에 지어진 기존 JSA성당.

내년 3월 완공 예정인 새 JSA성당 조감도. 군종교구 제공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