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육군 특전사 독수리성당서 활동하는 김성인 선교사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19-02-12 수정일 2019-02-19 발행일 2019-02-17 제 3132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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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 병사는 교회 미래… 냉담 막으려 나섰죠”
본당 구역장으로 봉사하면서 전역 병사들 냉담 현상 알게 돼
군선교 위해 직접 발벗고 나서
가톨릭교리신학원 졸업하며 교리교사·선교사 자격증 취득
레크리에이션 강사 특기 살려 병사들 위한 행사도 직접 열어

군종교구 독수리성당 김성인 선교사는 “군 병사들이 한국교회의 미래요, 한국 사회의 미래”라며 군선교에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한국교회의 미래는 누구인가?’ 이 물음에 ‘군성당을 찾는 병사들’이라고 망설임 없는 답을 내놓는 김성인(막달레나·59·인천 작전동본당) 선교사의 목소리에는 확신이 차 있다. 사명감에 불타는 뜨거움이 전해진다.

김성인 선교사는 2017년 7월부터 군종교구 육군 특수전사령부 제1공수특전여단 독수리성당에서 선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독수리성당은 특전사 성레오본당 소속 공소다. 군종교구의 한 공소에서 이제 2년 정도 활동한 선교사에게 무슨 특별한 사연이 있는 것일까?

김 선교사는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들, 그분의 계획에 따라 부르심을 받은 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함께 작용하여 선을 이룬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로마 8,28)라는 성경 구절을 들려주며 “군선교를 위해서는 군신자와 민간교구 신자 모두가 똘똘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이 군선교사로 활동하는 데에는 많은 이들이 함께 어우러져 선을 이루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김 선교사가 군선교에 투신하게 된 계기는 1991년 2월 인천 작전동본당 설립과 동시에 구역장을 맡아 현재까지 28년간 구역 신자들을 위해 하는 봉사에 있다. 구역장 봉사와 군선교에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김 선교사는 구역에 새로 전입 온 신자들이 있다는 본당 통보를 받으면 교적을 확인하고 전입 신자 가정을 방문하는 활동을 변함없이 하고 있다. 전입 신자 교적 확인과 가정방문을 하면서 한 가지 ‘현상’을 발견했다.

군대에서 세례받은 병사가 전역 후 지역사회에 돌아오면 90%는 냉담을 한다는 사실이다. 김 선교사는 이 부분에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왜 선교의 황금어장이라 불리는 군대에서 세례를 받으면 냉담교우가 속출하는가?’ 군입대 후 군성당에서 세례받는 인원은 매년 증감은 있지만 2만5000명 안팎이다. 청년들이 군대에서 많이 세례받는 만큼 냉담도 많이 한다는 것은 한국교회로서는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김 선교사는 구역장 활동을 통해 나름대로 원인을 분석했다. “군에 입대해 신병교육대 등 훈련부대에서 4주 정도 짧은 기간 교리를 거쳐 세례받은 뒤 자대에 배치되자마자 냉담하는 경우도 있고 군생활 기간 중에는 신앙생활을 이어오다 전역하고 사회에 돌아왔을 때 신앙적으로 이끌어주는 신자들이 없다보니 냉담으로 흐르는 사례도 많습니다. 제가 28년간 구역장 활동을 하면서 냉담하는 전역 병사를 확인할 때마다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2018년 12월 24일 성탄 전야 행사 후 김성인 선교사(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와 군종교구 독수리성당 공동체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성인 선교사 제공

김 선교사는 선교사의 꿈을 안고 2000년 3월 가톨릭교리신학원에 입학해 2002년 1월 졸업하며 교리교사와 선교사 자격증을 땄다. 교리신학원 입학 동기이면서 2002~2017년 무려 15년간 독수리성당에서 군선교사로 봉사한 김옥련(효임 골룸바) 선교사가 안동교구로 임지를 옮기면서 김옥련 선교사 추천으로 김성인 선교사가 독수리성당에 부임했다.

“김옥련 선교사가 순교자적인 모습으로 묵묵히 봉사하는 모습이 존경스러웠습니다. 제 아들이 10여 년 전 군에 입대하면서 아들 생각에 김옥련 선교사님을 도와 독수리성당에 자주 오가며 봉사한 것이 인연이 돼 독수리성당 공동체가 저를 기쁘게 맞이해 주셨습니다.”

김 선교사가 군인 신자들을 위해 군선교사로 열정을 불태우는 현재 모습은 선을 이루기 위해서는 모든 것이 오랜 시간 합력해야 함을 알게 한다. 일찍이 1996년 레크리에이션 강사가 된 특기를 살려 김 선교사는 독수리성당 병사들을 모아 주님 성탄 대축일에 성극 공연과 ‘도전 골든벨’ 행사를 여는가 하면, ‘간부 신자 1인 1직분 갖기’를 권유해 지휘관과 간부들이 신앙 공동체 안에서 솔선수범하고 미사에 미리 나와 병사들을 따뜻이 맞이하는 문화를 만들었다.

김 선교사의 소망은 분명했다. “병사들이 한국교회의 미래요, 한국 사회의 미래입니다. 병사들을 귀한 손님 대접하듯 해야 합니다. 그들이 울 때 위안을 주고 더울 때는 그늘을 드리워 줘야 합니다. 심은 대로, 뿌린 대로 거둡니다. 요즘 군대가 편해지면서 병사들의 미래에 대한 자신감과 자존감은 오히려 떨어졌습니다. 청년 병사들에게 용기를 심어주는 일 역시 교회의 역할입니다.”

♣ 알려드립니다

2019년 2월 17일자 19면 ‘독수리성당서 활동하는 김성인 선교사’ 기사 중 ‘군대에서 세례받은 병사가 전역 후 지역사회에 돌아오면 90%는 냉담을 한다’ 부분은 김성인(막달레나) 선교사의 개인 의견일 뿐 한국교회나 군종교구의 공식 입장과는 관계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