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투병 중인 김지웅군

주정아 기자
입력일 2019-02-19 수정일 2019-02-19 발행일 2019-02-24 제 3133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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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하면 살 수 있어요… 도와주세요”
5살 형·1살 동생 있는 삼형제의 둘째
엄마는 육아·아빠는 휴직 후 병간호만 
9개월째 항암치료… 치료비는 ‘눈덩이’

집중치료를 위해 1인 무균실에서 투병 중인 김지웅군의 모습. 부모조차 면회가 제한되는 터라 아이 얼굴을 보고싶어하는 부모를 위해 병원 간호사가 사진을 찍어 보내왔다.

“추뽀기 보고시퍼여(축복이 보고싶어요), 엉아 어디 써요(형아는 어디 있어요)?”

오늘도 갓 돌이 된 아기 동생이 보고싶다고 보챈다. 유치원에 간 형을 따라 밖에 나가고 싶어 안달이다. 그래도 엄마는 이런 보챔이 반갑기만 하다. 들릴듯말듯한 작은 목소리에 힘이 없어 발음도 어눌하지만 몇 마디라도 말할 수 있을 만큼 기운을 차린 것이기 때문이다.

2월 28일이면 이제 겨우 만 세 살이 되는 김지웅(라파엘)군. 지난해 5월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진단을 받고 9개월째 항암치료 중이다.

오로지 지웅군을 살리는 게 우선이었다. 하지만 진단 당시, 셋째 가브리엘은 태어난 지 백일된 아기였다. 엄마 품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나이라 아빠가 회사를 휴직하고 병원에 머물렀다. 9개월째 병원에서 쪽잠을 자고 있는 아빠의 몸과 마음은 기진맥진한 상태다. 큰 아들 미카엘도 다섯 살, 어린 두 아들과 투병 중인 아들까지 한꺼번에 돌봐야 하는 엄마에겐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다. 무엇보다 매일 수십만 원, 한 달 평균 1000여만 원이 드는 치료비 걱정에 가슴이 먹먹하다. 저축 등 가진 건 이미 다 바닥이 난지 오래다. 주사 한 대 값이 290만원, 병의 특성상 보험 처리가 되지 않는 희귀의약품을 계속 사용해야 하고 보험 지원을 받아도 기본적인 처치와 검사, 입원 등에만 매월 300~400만원의 비용을 계속 들여야 한다. 지난달엔 2300만원이 찍힌 청구서를 받아들고 어찌할 바를 몰라 날밤을 샜다.

지웅군의 치료를 위해 거주지인 포항을 떠나 대구 칠곡 지역 병원 인근으로 이사를 해야 했지만, 세를 낼 방도가 없어 부모님이 겨우 마련한 대출금으로 작은 집을 얻었다. 항암 치료 후 기운을 좀 차리자 며칠 간 퇴원을 허락받기도 했었다. 형의 손을 꼭 잡고 아기를 품에 꼭 안고 떨어지려 하지 않는 지웅군을 보면 하루라도 집에 머물게 하고 싶었다. 하지만 면역력이 약해 집에 머무는 동안 몇 번이나 응급실을 간 이후론 집으로 데려가는 것도 망설여진다.

최근엔 기관지염에 폐혈증까지 겹쳐 1인 집중치료실에 머물러야 했다. 무균실에 들어가면 부모조차 면회가 제한돼 더욱 힘겹다. 하루 2번 30분씩 허락되는 면회 시간이 끝나면 부모와 헤어지는 걸 너무 힘들어해서 병원에서 권한 조치다.

지웅군은 아들 셋 중에서 가장 순하고 늘 양보만 하는 아이였다. 주사를 맞지 않겠다고 밥을 먹기 싫다고 떼쓰지도 않고 늘 입을 앙 다물고 참는다. 어린아이가 이를 물고 참는 모습은 대견하다기 보다 너무나 측은해 차마 달래기도 어렵다. 항암 부작용으로 다리 통증까지 생겨 재활치료도 겸해야 한다. 뭐라도 좀 먹어야 기운을 차리지만, 작은 빵조각을 몇 번 오물거리는 거 말곤 먹는 데 의지를 보이질 못하는 모습도 안타까울 뿐이다.

지웅군의 부모는 아이 셋이 모두 잠든 시간에야 자리에 앉을 수 있다. 묵주기도를 봉헌하는 시간이다. 백혈병 진단을 받은 후 매일 54일 묵주기도를 이어가며 신앙의 힘으로 버텨왔다고 말한다. 하지만 앞으로도 최소 3년간 치료를 더 이어가야 한다. 단 한 순간도 원망을 해본 적은 없다. 치료를 받는다면 나을 수 있다는 희망에 감사할 뿐이다. 오늘도 이들은 지웅 라파엘과 형 미카엘, 동생 가브리엘 세 천사의 손을 꼭 잡고 기도한다.

※성금계좌※

우리은행 1005-302-975334

국민은행 612901-04-233394

농협 301-0192-4295-51

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모금기간: 2월 20일(수)~3월 12일(화)

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가톨릭신문사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