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님 부활 대축일’을 기다리며
아 그 날이 오면
내 가슴은 터질 듯 퉁탕거리고 하늘은 한없이 푸르고 높아지며 태양은 환하게 웃으며 춤출 것이고 잎이 푸른 나무들과 아름다운 꽃들은 그 빛과 향기를 창공에 가득히 발산하겠지 아 그 날이 오면 온갖 새들은 즐겁게 노래 부르며 하늘을 날 것이고 산속 짐승들은 포효하며 산등성으로 내달리며 나비와 벌들은 이 꽃 저 꽃 찾아 윙윙대겠지 아 그 날이 오면 넓고 푸른 바다 너울대는 파도들은 그 은빛을 찬란히 허공 향해 발산할 것이고 굽이치며 흐르는 강물 속에서는 연어들이 짝지어 용솟음치며 오르겠지 아 그 날이 오면 나의 위로자시며 지킴이시며 안내자시며 삶의 목적이신 당신이 강림하시는 그 날이 오면 십자가에 못 박혀 숨을 거두신 뒤에도 부활의 영으로 내 삶을 내려다보시며 위로해 주시고 보호해 주시고 깨우쳐 주시고 인도해 주신 당신이 강림하시는 그 날이 오면 고통도 번뇌도 유혹도 미움도 사라지고 두려움도 공포도 눈 녹듯 없어지겠지 우리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 길을 택하신 당신 회개와 용서와 사랑 속에서 살라하신 당신 이승에서의 허무와 죽음의 두려움에서 벗어나 내세의 편안한 삶에 희망을 갖게 하신 당신 당신이 강림하시는 그 날이 오면 나는 당신의 무릎에 얼굴을 파묻고 한없는 감사와 기쁨의 눈물을 쏟으리다최경식(토마스 아퀴나스·서울 세검정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