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2주일·하느님의 자비 주일 제1독서(사도 5,12-16) 제2독서(묵시 1,9-11,.12-13,17-19) 복음(요한 20,19-31)
오늘은 부활 제2주일 곧 ‘하느님의 자비주일’입니다. 주님 부활의 기쁨과 희망이 형제자매와 가난한 이웃들에게 충만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부활은 우리 신앙의 바탕이며 핵심입니다. 오늘 전례를 통해 우리는 주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신 하느님의 자비를 마음에 깊이 새깁니다.
2000년(대희년) 부활 제2주일에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하느님 자비의 사도’라 불리던 폴란드 출신의 파우스티나(Maria Faustina Kowalska, 1905~1938) 수녀를 시성하시면서 ‘하느님의 자비 주일’을 제정하셨습니다. 성녀께서는 초등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십대부터 가정부 생활을 하다가, 20세에 ‘자비의 성모 수녀회’에 입회하여, 33세에 생을 마칠 때까지 주님의 자비를 깊이 묵상하고 ‘자비하신 예수님’의 모습을 증언한 분입니다. 수녀의 일기 「내 영혼에 하느님의 자비」(Divine Mercy in My Soul)는 주님의 자비를 찬미하고 행동으로 옮긴 것이 핵심입니다. 하느님의 자비를 본받아 자비로운 사람이 되라는 성경의 말씀(탈출 34,6; 루카 6,36)도 있지만, “인류가 하느님의 자비를 온전히 신뢰하고 돌아서지 않는다면, 결코 평화를 누리지 못할 것”(일기 132쪽)이라는 성녀의 메시지는 하느님 자비의 손길을 증언한 표지입니다. 제1독서의 말씀은 초기 예루살렘공동체의 모범적인 생활의 모습입니다. 성경이나 옛 문헌에 드러난 그들의 모습은 친교로 일치를 이룬 사랑의 교회입니다. 그들은 한마음으로 성찬례에 참가하여 빵을 나누고 기도에 전념했으며, 나눔을 실천했습니다. 열두 제자들의 놀라운 기적과 예언의 말씀, 특히 병자를 치유하는 권능이 드러나자 교세는 더욱 확대되었습니다. 제2독서는 요한 사도가 제2의 네로라는 도미시아노의 박해 때 에페소서 남쪽 에게(Aegean) 해에 있는 파트모스(Patmos) 섬에 유배되어 지내는 동안 ‘알파(시작)요 오메가(마침)’이신 하느님께서 직접 계시(묵시 1,8)하신 내용을 기록한 묵시록의 시작입니다. 신의 출현을 알리는 나팔소리(탈출 19,16)가 울리는 가운데 요한 사도가 본 환시를 기록하여 아시아의 일곱 교회(에페소서, 스미르나 등. 묵시 1,11)에 전합니다. 영광 속에 등장한 왕이요 대사제이신 그리스도의 모습이 여러 비유의 상징물(황금 등잔대, 긴 옷, 금띠)로 표현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수난과 죽음을 예고하실 때 당신을 친히 ‘사람의 아들’로 호칭하셨습니다.(마르 8,31; 9,31; 10,33) 또한 그리스도께서는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시며, 주님께서 처음이요 마지막이며 영원토록 살아계신 분이시며 죽음과 저승의 열쇠를 쥐고 계신 분(요한 1,17-18)임을 밝힙니다.김창선(요한 세례자) 가톨릭영성독서지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