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현장에서] 부산교구 새 목자 나던 날 / 박원희 기자

박원희 기자
입력일 2019-06-11 수정일 2019-06-11 발행일 2019-06-16 제 3149호 23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6월 4일 부산교구 주교좌남천성당 일대는 오전 일찍부터 삼삼오오 모여든 신자들로 북적였다. 부산광역시와 울산광역시, 경상남도 일부 지역을 관할하는 부산교구의 새 교구장 착좌식이 열린 날, 점심식사를 위한 식당 자리를 찾을 수 없었다. 미사 때에는 좌석에 앉지 못한 신자들이 맨바닥에 앉아 미사를 드리기도 했다.

무더운 날씨임에도 곱게 한복을 차려입은 어르신들, 엄마한테 안겨 새근새근 잠자는 아기까지…. 새로이 교구를 이끌어갈 손삼석 주교를 축하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 5000여 명의 부산교구민은 착좌식이 거행되는 내내 두 손을 모으고 기도했다.

손 주교는 딱 9년 전인 2010년 6월 4일 부산교구 보좌주교로 임명됐다. 그 후 9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손 주교의 격의 없는 성품과 온화한 미소만큼은 여전히 그대로였다. 환한 미소로 교구 신자들의 손을 일일이 잡아주고, 멀리 있는 신자들에게는 손 높이 들어 흔들며 인사하던 모습. 소탈하면서도 친근한 그 모습이 인상적이다.

8년간 교구 총대리로서 전임 교구장 황철수 주교를 보필했던 손 주교는 이제 45만8000여 명의 신자들이 탄 ‘부산교구’라는 큰 배의 방향타를 책임지게 됐다. 지난 4월 교계 기자단과 만난 손 주교는 교구가 헤쳐 나가야 할 어려움으로 ‘교구민 고령화’, ‘냉담교우 회두’, ‘청년사목 활성화’ 등을 꼽았다.

사목활동에 있어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안 건너는 이’로 통하는 진중한 신임 교구장 손삼석 주교와 사제 360명, 열정적인 부산교구민이 만나면 아무리 어려운 숙제라도 풀어낼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박원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