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남의 의견에 휘둘립니다

황미구 원장 (상담심리전문가·헬로스마일 심리상담센터장)
입력일 2019-06-18 수정일 2019-06-18 발행일 2019-06-23 제 3150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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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말’보다 주님 말씀에 귀 기울여보세요

【질문】 남의 의견에 휘둘립니다

자꾸만 모든 일에 있어서 다른 사람의 의견에 휘둘립니다. 분명히 내 의견과 생각이 있는데, 다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걱정되고 정작 함께 이야기를 하다 보면 내 의견은 뒤로하고 남의 말만 옳은 것처럼 느껴집니다.

【답변】 ‘남의 말’보다 주님 말씀에 귀 기울여보세요

주관이라는 것은 ‘어떠한 일을 책임을 지고 맡아서 관리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그러한 개인의 주관은 어떤 한순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경험을 통해 계속해서 축적해 나가는 것입니다. 그러니 어떤 것에 대해서는 주관이 분명해진 것도 있지만, 어떤 것들은 아직 경계가 분명하지 않은 것도 있게 마련입니다.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이라는 시가 있습니다.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사실 흔들리지 않는 삶이 어디 있답니까. 그리고 ‘남의 말’에 조금 흔들리면 어떻습니까. 우리의 주관적인 생각도 조금씩 그렇게 성장하고 단단해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문제는 ‘남의 말’에 흔들리는 것보다는 ‘남의 말’을 따르기로 한 것에 스스로 책임을 지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현실요법과 선택이론(Reality Therapy and Choice Theory)의 창시자 윌리엄 글라써(William Glasser)의 주장대로 보자면, 인간의 행동은 내면적으로 동기화돼 있으며, 반드시 목적지향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인간은 누구나 외부세계에 대해 각각의 욕구를 갖게 되며, 그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행동하게 됩니다. 이러한 행동은 외부세계의 자극에 대해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내면적으로 동기화돼서 나타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인간은 언제나 자신의 기본적인 욕구들을 충족하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남의 말’에 따라 생각이나 의견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남의 말을 따르기’로 선택했다고 보는 게 맞는 것이랍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종종 일이 잘못되면 ‘남의 말’을 따라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남을 탓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스스로 정했든, 남의 말을 들었든 이것은 모두 개인의 선택이고 이에 대한 책임도 개인에게 있다고 봅니다.

살면서 모든 것을 혼자서 판단하고 결정한다고 해서 그것이 항상 올바른 방식이라고 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상황에 따라서 내 생각도 지켜야 하고, 어떤 때는 ‘남의 말’도 들어 봐야 할 때도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남의 말’에 흔들리듯이, ‘주님의 말씀’에도 마음이 흔들리기도 하십니까? 지금 어느 쪽에 마음을 더 두고 계십니까? 정작 ‘남의 말’에는 신경을 쓰면서 ‘주님의 말씀’에는 귀를 닫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주님의 말씀’을 통해 영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이로 인해 삶의 변화가 일어나야 합니다. 영적 변화의 핵심은 사람 중심에서 하느님 중심으로 옮겨가는 것이랍니다. ‘남의 말’과 ‘주님의 말씀’은 말과 말씀의 차이라고나 할까요? 아무리 뛰어난 지식인이라도 ‘남의 말’은 지식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영적인 변화를 만들어 주는 말씀만 하겠습니까? ‘남의 말’보다는 주님의 말씀에 좀 더 귀를 기울이다 보면 삶의 중심이 하느님께로 다가가 더는 흔들리지 않는 우리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만 된다면 모든 생명을 주관하시는 하느님의 권능으로 은총이 우리에게 내려지는 것이 아닐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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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il] sangdam@catimes.kr

황미구 원장 (상담심리전문가·헬로스마일 심리상담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