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인터뷰] 노비따스음악학교 교장 송천오 신부

김현정 기자
입력일 2019-06-25 수정일 2019-06-25 발행일 2019-06-30 제 3151호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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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이자 가정되어 다친 자존감 되살리고 싶어”

“초등학교 5학년 아이가 “우리 인생 뻔한데”라는 말을 해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너무 일찍 꿈을 잃어버린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되찾아 주고 싶습니다.”

노비따스음악학교 교장 송천오 신부는 인터뷰 내내 꿈과 희망을 강조했다.

송 신부는 2011년 시설 아동을 단원으로 한 노비따스 합창단을 창단하며 음악과 인연을 맺었다. 수년간의 합창단 활동을 통해 아이들이 밝고 적극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며 음악과 교육의 가능성을 믿게 되었다.

“아이들에게 받은 편지가 100통 정도 되는데 그 편지들을 보면 아이들의 외로움, 부모에 대한 그리움이 느껴져 가슴이 아팠어요. 이 아이들에게 부모가 되어주는 학교를 만들자고 결심했죠. 비록 홀로 세상에 남겨진 아이들이지만 이 아이들에게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려주고 싶었어요.”

가정에 대한 기억과 체험이 없어서 자존감이 낮고 눈치를 많이 보는데다 온갖 사회적 편견에 시달리는 것이 시설 아이들의 현실이다. 이에 노비따스는 학교와 가정이라는 두 가지 역할을 해내야 한다. 송 신부는 이 시대의 가장 작고 가난한 이들인 시설 아이들을 위해 작지만 아름답고, 거창하지는 않지만 초라하지도 않은 학교를 만들어 이 학교가 변화의 징표가 되기를 바랐다. 또한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통로로서의 학교를 꿈꾼다.

“음악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아이들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도 음악이 아이들의 자존감을 되살리고 자립의 바탕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궁극적으로는 노비따스가 이곳을 거쳐 간 모든 아이들에게 성모님의 사랑이 있는 ‘친정’이 되고자 합니다.”

재수, 취업 준비 등 졸업 후에도 시간이 더 필요한 아이들을 위한 별도의 기숙사 건립도 계획하고 있다. 대학생이 된 후에도 방학 때 와서 머무를 수 있고 졸업생이 재학생의 멘토가 돼 언제든 다시 이곳을 찾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확신이 없었다면 시작조차 하지 않았을 겁니다. 외롭고 고달프지만 행복지수는 높아요. 이 일이 주는 긍정성이 있기 때문이죠. 사회에도 이런 학교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고, 교회에도 변화하는 사목의 가능성을 알리고 싶습니다.”

김현정 기자 sophiahj@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