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한빛종합사회복지관 서울남부하나센터 캠페인

이소영 기자
입력일 2019-07-02 수정일 2019-07-03 발행일 2019-07-07 제 3152호 8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차이를 즐기자, 문화를 나누자 한라에서 백두까지 음식원정대’ 
“음식 함께 나누며 느껴요, 우리는 한민족임을”
한반도 내 지역별 문화 공유 북한이탈주민과의 거리감 좁혀

6월 29일 서울 목동 행복한백화점 앞 광장에서 진행된 ‘차이를 즐기자, 문화를 나누자 한라에서 백두까지 음식원정대’ 캠페인 중 김민철(왼쪽)군 등 어린이들이 북한 떡인 ‘펑펑이떡’을 만들고 있다.

북한이탈주민 3만여 명 시대다. 그러나 여전히 한국사회에서는 북한이탈주민 5명 중 1명이 사회적 차별을 겪고 있다. ‘2018 북한이탈주민 사회통합조사’ 결과, 응답자 2710명 가운데 20.2%가 “북한이탈주민이라는 이유로 차별이나 무시를 당했다”고 답한 것이다. 지난 2월 통일부 산하 남북하나재단이 결과를 발표한 이 조사는 지난해 5월 1일 기준 만 15세 이상 북한이탈주민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한빛종합사회복지관(관장 권구택 신부) 서울남부하나센터는 ‘차이를 즐기자, 문화를 나누자 한라에서 백두까지 음식원정대’ 캠페인을 벌였다. 한반도 내 지역별 문화를 공유하고 북한이탈주민들과 남한 주민들 간의 정서적 거리감을 좁히기 위한 행사로, 캠페인은 6월 29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서울 목동 행복한백화점 앞 광장에서 열렸다.

이날 김민철(13)군은 동생과 함께 북한 떡인 ‘펑펑이떡’을 만들었다. 쌀을 팝콘처럼 ‘펑’ 터뜨려 크기를 키운 뒤 가루로 쪼개 만드는 떡이다. 물·참기름과 함께 빚으면 펑펑이떡은 완성된다. 가루를 반죽하던 김군은 “북한을 ‘우리와 다른 나라’라고만 생각했는데, 우리나라의 인절미 같은 떡을 직접 만들어 보니 북한도 우리와 다르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펑펑이떡 체험 부스 맞은편에는 북한의 순대와 언감자떡, 인조고기 등을 맛볼 수 있는 부스도 마련됐다. 특히 김도정(46)씨를 포함해 북한이탈주민들로 구성된 ‘소망두레 봉사단’은 북한 음식을 만들어 직접 인근 지역주민들에게 나눠줬다. 김씨는 “13년 전 남한에 왔을 때는 고향 음식을 소개할 수 있는 자리가 없었는데, 오늘 이렇게 다양한 연령층에게 고향 음식을 알리고, 낯선 음식일 텐데도 많은 분이 관심 가지시는 걸 보면서 저도 친근감이 더 생겼다”고 밝혔다.

이날 세쌍둥이 자녀와 함께 ‘우리를 말하다’ 부스에서 북한이탈주민 관련 사진들을 감상하던 한 주민은 “요즘 북한은 남이고, 통일도 남의 일이라고만 여기는 사람들이 많은데, 북한에 대해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 좋은 것 같다”면서 “북한이탈주민들과의 접점을 만들 수 있는 이런 행사가 많이 열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주민들은 북한 관련 OX 퀴즈 풀기, 통일 염원 메시지 적기 등에도 참여했다.

한빛종합사회복지관 관장 권구택 신부는 “이전에 지역축제에서 작게 했던 행사를 이번에 규모를 키워 실시했다”면서 한라에서 백두까지 전국 팔도의 음식을 맛보고 북한이탈주민들과 남한 주민들이 서로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 이번 캠페인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권 신부는 “캠페인을 통해 북한이탈주민들에 대한 인식이 조금이라도 개선되길 바란다”면서 “그 효과가 확인되면 모두가 함께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캠페인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