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교회의 대사회적 활동 목표는 ‘사랑’

입력일 2019-07-09 수정일 2019-07-09 발행일 2019-07-14 제 3153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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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교회는 교리의 실천기준인 사회교리를 통해 교회가 세상에 관심을 갖고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해 적극 나설 것을 강조한다. 그러나 일부 가톨릭 신자들은 교회가 대사회적 문제를 거론하거나 활동을 펼치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다. 그들이 내세우는 주장은 ‘정교분리’(政敎分離)다. 교회가 영성에 집중해야하며, 사회문제 특히 정치문제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다.

신자들 나름대로 교회의 가르침을 판단할 수는 있다. 그러나 복음에 근거해 오랜 세월 정리된 가톨릭교회 공식 가르침을 자신의 정치적 판단과 입맛에 맞게 재단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교리를 아전인수 격으로 끌어들인다면, 무엇보다 자신들과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이웃을 차별하고 공격한다면 교회 정신이 아니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 편에 서야 하는 교회의 대사회적 소명들을 그저 정치적이고 이념적인 잣대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생각이 다른 사람도 끌어안는 등 그 어떤 배타성도 뛰어넘는 게 그리스도의 사랑 아니던가.

가톨릭교회 대사회적 활동의 궁극적인 목표는 끊임없는 ‘사랑’에 있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는 1889항에서 “사랑은 가장 큰 사회적 계명”이라며 “사랑은 정의의 실천을 요구하고, 또 사랑만이 우리가 정의를 실천할 수 있게 한다”고 설명한다. 무엇보다 “오직 한 분이신 하느님을 닮은 모습으로 창조되었고, 동일한 이성적 영혼을 지닌 모든 사람”(1934항)을 생각이 다르다고 배제하고 특정 이념으로 규정한다면, 분명 교회 가르침에 어긋난다. 물론 반대의 경우, 즉 교회 가르침을 지키지 않는다고 해서 배제하는 것 역시 교회 정신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