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생명에 대한 진실은 절대 바뀌지 않는다

입력일 2019-07-09 수정일 2019-07-09 발행일 2019-07-14 제 3153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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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낙태 반대와 생명 존중을 외치는 생명대행진이 열렸다. 이례적으로 1만5000여 명에 달하는 많은 생명운동가와 시민들이 거리에 나서 아무런 저항도 못하고 죽어가는 태아의 생명을 살려달라고 외쳤다.

낙태가 상당히 자유로운 유럽 지역에서 아일랜드는 오랫동안 낙태 반대 운동의 보루에 서 있었다. 하지만 정치인과 여성운동가, 그리고 이들과 결탁한 언론의 여론몰이로 아일랜드는 지난해 5월 국민투표를 거쳐 낙태를 합법화시켰다.

우리나라도 지난 4월 헌법재판소가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리며, 사실상 낙태를 합법화했다. 2020년 말까지 낙태죄 법조항 개정을 앞두고 있는 만큼 최근 비슷한 절차를 밟은 아일랜드의 사례는 우리에게 또 다른 교훈이 될 수 있다.

이번 생명대행진에 나선 생명운동가들은 아일랜드가 빠른 시간 내에 다시 낙태를 불법화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1983년 헌법에 낙태 금지 조항을 넣은 지 35년 만에 국민의 인식이 바뀐 것을 감안하면 시간은 더 오래 걸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이번 생명대행진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국민들이 생명의 중요성을 다시금 인식하게 노력할 것을 재차 확인하는 자리였다.

여론이 국민들의 인식을 바꾸고, 국민들이 헌법을 바꾸고, 정치인들이 법을 바꾸더라도 ‘생명이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는 진실은 절대 바꿀 수 없다. 여성의 행복추구권과 자기결정권이 결코 생명권에 앞설 수 없다. 힘없는 태아의 생명권을 지켜주는 것, 그것이 먼저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후손들에게 해줘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