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현장에서] 참된 리더 / 박민규 기자

박민규 기자
입력일 2019-07-23 수정일 2019-07-23 발행일 2019-07-28 제 3155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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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역할은 강하게 밀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사람들이 가진 역량을 잘 펼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입니다.”

의정부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 김용무(미카엘·69) 초대회장이 본지와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다. 원론적일 수도 있는 얘기지만 김 회장 삶의 역사를 듣고 대화를 나누며, 지금껏 그를 지탱했던 굳은 신조임을 알 수 있었다.

가족과 같은 작은 공동체부터 회사, 국가, 종교 등 수많은 곳에 리더들이 있다. 그리고 리더들의 신념에 따라, 영향력이 크건 작건 그가 이끄는 단체의 방향이 어느 정도 결정된다.

살면서 다양한 리더들을 접하게 된다. 그 시작은 부모다. 서울 노원본당 장애인 주일학교 ‘아띠’ 최인숙(제노베파·53) 자모회장은 자폐성향이 강한 지적장애 1급 아들을 데리고 20년 동안 매주 미사를 참석하고 있다. 아들의 몸이 커지고 힘이 세지면서 갈수록 힘겨운 싸움이 되고 있지만 최 회장은 포기하지 않는다. 미사가 비장애인과 소통의 장이 되는 것을 아들도 알기 때문이다.

또한 교회 공동체에 속한 우리의 가장 큰 스승은 그리스도다. 완전한 인간이 된 하느님의 아들은 겟세마니 동산에서 기도 중 눈물을 흘렸다. 그의 눈물은 나약함의 상징이 아닌 사랑의 증표다. 그리고 그리스도가 선택한 이들 역시 완벽한 인간이 아닌 한없이 약한 사람들이다.

누구든지 상황에 따라 언제든 리더가 될 수 있다. 그 순간 완벽히 준비됐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 부족하다. 우리의 인간적인 나약함에 앞서 부모의 보살핌과 그리스도의 눈물을 기억한다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보다 나은 공동체를 이룰 수 있지 않을까.

박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