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주말 편지] 세상에서 가장 예쁜 고백 / 이문진

이문진(스테파노)rn시인
입력일 2019-09-30 수정일 2019-10-01 발행일 2019-10-06 제 3164호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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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저는 주님께 많은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당신께서 늘 저와 함께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이해와 신뢰를 갖고 그 위에 더 할 수 있다면

사랑을 나누기를 희망합니다.

가끔은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내 영혼의 뒷일을 주관하는 이는 누굴까 라고

사람은 때로 보이지 않는 것을 가장 소중스럽게 지니고 산다고 합니다.

오래전에 아내가 무슨 연유인지 갑자기 앉아있지도 못하고

숨이 가빠 차를 탈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이 아픈 적이 있었습니다.

병원에 다녀도 차도가 없자 아내가 불쑥 성당에

나가고 싶다고 했습니다.

저는 망설임 없이 아내를 부축해

동네 성당을 찾아가 미사를 드렸습니다.

그날 신부님의 강론 주제가 ‘나’였습니다.

내가 있으므로 해서 상대가 있으니

내가 참 소중하다는 강론을 듣고 온 그 날

아내의 얼굴이 밝아 보였습니다.

그날 이후 아내는 열심히 성당에 다니면서 많은 봉사활동을 하자

아팠던 병도 어느 순간 놀랍게도 다 완치되었습니다.

그리고 불교신자였던 저 역시 아내를 도와 성당에 다니면서 성지순례, 반 모임, ME 교육도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같은 반모임 형제, 자매님들이 열심히 동참하지만 세례를 받지 않는 저에게 농담 삼아 “스테파노”라고 불러주는 덕분에 몇 년 후

스테파노라는 본명으로 세례를 받았습니다.

제 아내 ‘안젤라’와 ME 활동을 통해 여러 가정의 사는 모습과

힘든 일들을 서로 이야기하며 자주 모임을 가져 많이 밝아진

안젤라 모습을 보고 주님께 감사하며 평상시 내가 좋아하는

시 한 편을 아내에게 선물하고 싶어졌습니다.

가장 소중한

사람이 있다는 건 행복입니다.

나의 빈자리가 당신으로

채워지길 기도하는 것은 아름다움입니다.

다른 사람이 아닌

당신을 기다리는 것은 즐거움입니다.

라일락 향기와 같은

당신의 향을 찾는 것은 그리움입니다.

바라볼수록

당신이 더 생각나는 것은 설렘입니다.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보다

말하지 않아 더 빛나는 것이 믿음입니다.

아무런 말하지 않아도

당신과 함께 있고 싶은 것이 편안함입니다.

차가운 겨울이 와도

춥지 않은 것은 당신의 따뜻함입니다.

파란 하늘과 구름처럼

당신과 하나가 되고 싶음은 순종입니다.

하얀 종이 위에

쓰고 싶은 말은 ‘사랑’입니다.

살다 보면 놓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습니다.

그게 바로 하느님 당신입니다.

■ 외부 필진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문진(스테파노)rn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