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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알 하나] 존경받는 사람이 되기 위한 십계명 / 최인각 신부

최인각 신부(안법고등학교 교장)
입력일 2019-10-22 수정일 2019-10-22 발행일 2019-10-27 제 3167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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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안법인은 어떤 일을 하든지 하늘의 뜻을 먼저 생각한다.

2. ‘사람답게 살겠습니다’를 실천한다.

3. 편한 길, 빠른 길보다 옳은 길을 선택한다.

4. 사람을 살리는 진로(진학)와 직업을 선택한다.

5. 사람과 환경 살리기에 최선을 다한다.

6. 자신의 행복만큼 다른 사람의 행복을 존중한다.

7. 다른 이들의 기쁨에 함께 기뻐하고 아픔에 함께 아파한다.

8. 다른 이들의 잘못을 지적하기보다 자신을 돌아본다(내 탓이오 한다).

9. 끝까지 친절하도록 노력한다.

10. 안법인이 지나간 자리에 미소가 머물게 한다.

위 십계명은 학교 교육목표인 ‘사람’, ‘존경받는 사람’을 실현하기 위하여, 교직원과 학생, 동문과 학부모, 영적 은인과 여러 관계자의 의견을 들어 ‘안법인의 십계명’으로 정한 것입니다.

이를 정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학교에 이미 좋은 인성 프로그램이 많이 있는데 또 무엇을 해야 하느냐?’, ‘3개 정도만 정해서 하자’, ‘사람답게 살겠습니다’ 운동 하나만이라도 제대로 잘 실천하자’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사람은 좀 더 손을 봐서 멋진 ‘십계명’으로 만들면 좋겠다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첫 번째 계명은 처음에 다섯 번째쯤 배치됐는데, 교육청 장학사님이 “안법은 가톨릭 학교인데, 먼저 하늘의 뜻을 첫 번째로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의견을 주셔서, 그를 반영했습니다.

의견이 가장 분분했던 계명은 여섯 번째였습니다. 처음에 ‘자신의 행복보다 다른 사람의 행복을 우선시한다’라는 것이었고 그 순위도 첫 번째였는데, 많은 분이 “어떻게 다른 사람의 행복을 우선으로 여깁니까? 먼저 자신이 행복해야 다른 사람도 챙기지 않겠습니까?” 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습니다. 그래서 현재의 것으로 바뀌었고, 순서도 여섯 번째로 옮겨졌습니다.

일곱 번째 계명은 처음에 없었지만, “함께 아파하고 함께 기뻐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라는 은인의 의견이 반영됐고, “모든 계명 문구 앞에 ‘안법인’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좋겠다”는 동문회의 의견을 들어 현재의 모습으로 보완됐습니다.

그리고 여덟 번째 계명은 처음에 ‘다른 사람의 잘못을 지적하기보다 칭찬거리를 찾는다’였는데, 뒷부분을 ‘자신을 반성하는 내용이 좋겠다’라는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되어 정해졌습니다.

마지막 과정으로 국어 선생님들의 도움과 부장회의와 학교 운영위원회의를 거쳐, 학교의 십계명으로 정했습니다. 이 과정을 지켜본 사람들은 ‘역시 안법입니다!’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정작 이 십계명을 제가 실천하려다 보니, 쉽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조금씩 노력하다 보니, 왠지 모르는 뿌듯함이 밀려오고, 앞으로 많은 이들이 이 십계명을 통해 존경받는 사람이 될 것을 생각하니, 무거움이 즐거움으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최인각 신부(안법고등학교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