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제19차 ‘교회와 세상’ 강연

박민규 기자
입력일 2019-10-29 수정일 2019-10-29 발행일 2019-11-03 제 3168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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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갈등의 해법, 민주항쟁에서 찾자”
일본 시민사회와 연대 강조

현재 갈등상황에 놓인 한일관계 문제를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까.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황경원 신부)는 성공회대학교 한홍구 교수를 초청해 해결방안을 모색했다.

“동학농민운동부터 촛불시위까지, 우리 원동력은 민주항쟁입니다.”

10월 22일 오후 7시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열린 제19차 ‘교회와 세상’ 강연회에서 한 교수는 이 같이 말했다. 한 교수는 나라를 지켜낸 힘을 민주항쟁에서 찾고, 오늘날 직면한 한일관계 문제도 민주항쟁의 역사 과정 안에서 바라봤다.

반면 “일본 역사에서는 우리나라와 같은 민주항쟁은 없었고, 민주화가 조금씩 일어나려던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하며 다시금 제국주의 체제로 돌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일본 안에서 민주화를 위한 목마름이 있다”며 “일본 시민사회와의 연대는 꾸준히 이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지난 2년간 이뤄진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 남북미 정상회동에 큰 의미를 뒀다. 한 교수는 “역사상 나라 안팎에서 이처럼 좋은 기회가 왔던 적은 없었다”며 “우리 후손들의 삶이 바뀔 수 있는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본은 한반도 평화를 매우 두려워하고 있다”면서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전쟁 특수로 경기 회복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아베 정권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1965년 이후 한국 경제는 일본을 턱밑까지 따라왔고 향후 5~10년 안에 일본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그중 IT산업은 일본 10대 기업의 연매출을 다 합쳐도 삼성의 절반도 안 되는 수치임을 밝혔다. 한 교수는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IT산업 현실에 일본은 안주하고 있었다”며 “경제를 다시 부흥하기 위해 한반도의 평화를 두고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한일관계를 풀기 위해서는 친일세력을 척결해야 한다”면서 “해방 후 친일세력들은 무고한 민간인들을 학살했고, 독립운동가들을 죽이거나 북으로 쫓아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까지 이어져 활동하고 있는 친일세력들 때문에 복잡하게 얽힌 한일관계의 역사를 제대로 직면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