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회 교리서」 484~511항 성령으로 잉태하려면 동정이어야 한다 믿음이 죄에 물들지 않게 하고자 하느님 향한 순결 지키신 성모님 동정성은 흠 없는 믿음의 표지 믿음으로 순종하는 ‘교회의 전형’
어떤 의사 부부가 있었습니다. 개신교에서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다가 성당에서 세례를 받게 되었습니다. 세례식을 마치고 첫 영성체를 하면서 자매님이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남편은 창피한 마음에 왜 그러느냐고, 그만 좀 울라고 핀잔을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자매님이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제가 개신교 다니면서 예수님의 살과 피가 성경말씀인 줄로만 알고 평생을 살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전 처음으로 진짜 예수님의 살과 피를 먹고 마셨는데 어떻게 눈물이 나오지 않겠습니까? 성체를 영하며 눈물이 나는 내가 이상한 것인지, 그냥 받아 모시고 앉아있는 신자들이 이상한 것인지 저는 모르겠어요.” 성체를 영한다고 다 구원에 이르지 않습니다. 감동하는 사람만 구원에 이릅니다. 믿으면 감동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모든 성사는 그 성사를 배령하는 각자의 ‘믿음’에 따라 효과가 다르게 나타납니다. 우리 안에 예수님께서 살아계시게 만드는 것은 우리 각자의 믿음입니다. 예수님께서 성모님에게 잉태되실 수밖에 없으셨던 이유가 이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믿음이 있는 사람 안에서만 사실 수 있으십니다. 믿음이 있다면 그 사람이 하느님의 성전이 되고 믿음이 없다면 뱀의 소굴이 됩니다. 성모 마리아만이 하느님을 온전히 당신 태중에 간직할 수 있는 흠 없는 믿음을 지니셨던 분입니다.전삼용 신부rn(수원교구 영성관 관장·수원가톨릭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