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학술심포지엄 참석차 방한한 교황청 가톨릭교육성 장관 주세페 베르살디 추기경

성슬기 기자
입력일 2019-11-12 수정일 2019-11-12 발행일 2019-11-17 제 3170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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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신학생 보며 밝은 미래 느껴”
 “신학생들 하느님 사랑 발견하도록
 영성·통합적 교육으로 성장 도와야”

교황청 가톨릭교육성 장관 주세페 베르살디 추기경은 “가톨릭대학교는 교육으로 사회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여러분! 힘 없고 가난한 이들을 사랑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기억하세요!”

교황청 가톨릭교육성 장관 주세페 베르살디 추기경은 한국의 신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은 사랑이신 하느님께서 하느님 사랑을 증거하라고 불러주셨다”면서 “좀 더 약하고 좀 더 가난한 사람들 곁에 머무르며 그들과 함께 나아가신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본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그리스도는 결코 당신을 반대하거나 비판하는 사람을 절대로 내치지 않으셨듯 절대 누구도 배척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11월 9일 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신학대학 진리관 대강당에서 열린 ‘사목연구소와 교회법연구소의 공동 학술심포지엄’ 참석을 위해 한국을 처음 방문한 베르살디 추기경은 다음날인 10일 가톨릭대 신학대학에서 신학생 200여 명과 함께 주일미사를 봉헌했다. 그는 미사가 끝난 뒤 “한국교회가 살아 있다는 생동감이 느껴졌고, 신학생들은 교회의 미래를 위해 살아 있는 징표”라고 밝혔다. 이어 “유럽에서는 보기 힘든 사례”라면서 “커다란 감명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가톨릭 교육 종사자들에게 ‘동반’과 ‘통합’을 강조했다. “신학생들이 하느님의 사랑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동반해 주십시오. 무엇보다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사랑을 증거하는 삶을 살며, 여러분이 하느님의 사랑을 전달하는 사람이라는 점을 잊지 말고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고 노력해야 합니다. 영성적이고 통합적인 교육을 통해 그들이 성숙한 인간이자 사목자, 영적인 사람, 지성적인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앞서 가톨릭교육성은 9월 3일자로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을 가톨릭대 교회법대학원에 이어 두 번째로 교회 고등교육기관으로 승인했다. 베르살디 추기경은 “가톨릭 학교 교육에서 ‘진리의 기쁨’이 열매 맺어야 한다”며 “양질의 고등교육을 통해 사회를 변화시키는 가톨릭대학교로 태어나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어 “무엇보다 교회 대학의 올바른 정체성을 유지하고 우리 사회에 가톨리시즘(Catholicism·가톨릭교회 사명 추구를 위한 내용과 양식)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시대의 징표와 다양한 문화적 요소들과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우리의 정체성을 간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베르살디 추기경이 말한 가톨릭대학의 정체성이란 ‘이성과 신앙이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교회 학문들이 시대의 징표와 다양한 문화적 표현들에 대한 대화와 식별을 통해 하느님 백성의 지혜로 수세기에 걸쳐 발전한 것처럼, 하느님이 계시해 주신 진리를 탐구하기 위해 이성과 신앙이 종합을 이뤄야 한다는 뜻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찬미받으소서」에서 “가톨릭교회는 철학적 사상과 나누는 대화에 열려 있다”(63항)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앞서 그는 11월 9일 오전 10시30분 서울 명동 교구청 교구장 접견실에서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을 예방했으며, 주교좌명동대성당 등을 방문했다.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