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뇌종양·악성 림프종 투병 중인 어니씨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21-04-20 수정일 2021-04-20 발행일 2021-04-25 제 3241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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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몸보다 고생하는 가족 생각에 더 고통”
뇌종양 판정 받고 수술 상태 호전된 것도 잠시 악성 림프종 진단 받아
근근이 먹고 사는 형편에 장기 입원으로 빚만 늘어
병원비 생각에 앞이 캄캄

어니씨는 낯선 이국 땅에서 뇌종양과 악성 림프종으로 투병하고 있지만 고통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감사의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

“어려움 속에서도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가족들에게 도움이 되지는 못할 망정 부담과 염려만 주어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고령의 나이에도 딸에 대한 걱정으로 낯선 한국 땅에 머물렀던 필리핀 국적의 어니(Ernie Esnardo Rodriguez·74)씨에겐 자기 몸보다는 가족들 걱정이 앞선다. 어니씨가 한국으로 온 것은 2015년, 한국인과 결혼 후 귀화했으나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이혼 후 몸과 마음이 피폐해진 딸을 돌보기 위해서였다.

고국에서부터 천식 등으로 건강하지 못했지만 생선가게를 운영하며 아내와 함께 2남 1녀를 열심히 키웠다. 하지만 한국에 입국한 지 2년 남짓, 2017년 심각한 당뇨 진단을 받아 건강에 유의하라는 권고를 받았다.

2020년 9월, 어니씨는 또 다시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포천 지역 병원에서 뇌종양 소견으로 상급 병원 진료를 권유받은 후 의정부성모병원 신경외과에서 진료를 받은 어니씨는 뇌종양 확진을 받았다. 다행히 ‘중추신경계 정위수술’을 받은 후, 상태가 호전돼 퇴원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불과 한두 달 뒤인 12월 말경, 화장실을 찾지 못하고 양쪽 다리에 모두 힘이 들어가지 않고 몸을 세울 수가 없었다. 12월 31일 응급실을 경유해 의정부성모병원 신경외과에 입원해 진료받은 뒤 악성 림프종 진단을 받았다.

현재 개방성 생검(피부와 근육을 수술로 절개하고 몸 안 장기 조직을 채취해 검사하는 방법)과 ‘혈종 제거가 동반된 개두술’을 실시하고 경과를 관찰 중이다. 또 방사선 치료 등을 위해 혈약종양내과로 옮겨, 진료와 치료를 하고 있다.

어려움 중에도 다행인 것은 그나마 아내 넬리씨와 딸 아이린씨, 둘째 아들 안넬씨 등 가족들의 보살핌이 있다는 것이다. 아내 역시 고령에 노환과 고혈압으로 건강하지 못한 몸이지만 이국 땅에서의 투병 생활에 아내가 있어 의지가 된다.

현재로서는 이혼 후 필리핀 국적 남편과 재혼한 딸과 사위가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 근근이 먹고 살기에 급급한 처지인데, 장기 입원에 수술비와 진료비로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 가고 있는 상황이다. 저축은 당연히 꿈도 못 꾼다.

그동안 뜻 있는 사회 단체들과 병원 측의 배려로 도움을 받아 간신히 급한 불은 꺼 왔지만 이제 더는 진료비 부담을 감당할 수가 없는 처지다.

집안의 기둥 역할을 하고 있는 딸 아이린씨는 “병원에서 적지 않은 배려를 해 주셔서 감사한데, 진료비가 자꾸 밀려서 너무나 죄송하다”며 “조금씩이라도 최선을 다해서 지불을 하겠다고 약속은 했지만 현재로서는 약속을 지킬 수가 없는 처지”라고 안타까워했다.

어니씨 가족은 현재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30만 원을 납부하는 10여 평 집에서 환자와 아내, 아들과 딸, 사위가 함께 생활하고 있다. 당장 어려움이 크지만 어니씨 가족은 그래도 희망을 잃지 않는다. 처지를 비관하지도 않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간다.

“큰 병에도 불구하고 여지껏 생활할 수 있는 건 주변의 여러 이웃들이 마음을 쓰고 도와주는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받은 도움과 사랑만으로도 뭐라고 할 수 없을 만큼 감사하게 생각하지요. 어떻게든 어려움을 이길 힘을 하느님께서 주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성금계좌※

우리은행 1005-302-975334 / 국민은행 612901-04-233394

농협 301-0192-4295-51 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모금기간: 2021년 4월 21일(수)~5월 11일(화)

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가톨릭신문사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