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교황님을 만날 수 있는 일반알현의 역사

최용택 기자
입력일 2021-06-01 수정일 2021-06-01 발행일 2021-06-06 제 3248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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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9년 비오 12세 교황 교리교육이 시초
성 요한 바오로 2세, 해외 사목방문 설명
처음에는 신혼부부 대상 교육
제2차 세계대전 중 중단됐다가
1959년 성 요한 23세 교황 재개
이탈리아어로 신학 내용 가르쳐
다양한 언어로 번역·요약 발표

프란치스코 교황이 5월 26일 교황청 산 다마소 정원에서 일반알현을 주례하며 한 아이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일반알현은 교황과 신자들이 직접 대면할 수 있는 자리로 1939년 4월 비오 12세 교황이 시작했다. CNS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5월 12일 코로나19로 중단된 대면 일반알현을 재개하며 “얼굴을 직접 맞대고 보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교황의 일반알현은 매주 수요일 로마 성 베드로 광장이나 바오로 6세 홀(혹서기 경우)에서 열렸다. 하지만 계속되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교황청 내 도서관에서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됐으며, 상황이 호전됐던 지난해 9~10월에는 교황궁 산 다마소 정원에서 소수의 인원만 참석한 가운데 열리기도 했다.

교황은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일반알현에 대해 “어딘가에 갇힌 기분”이라면서 대중과 함께하는 일반알현은 “교회를 느끼고, 하느님 백성을 만나는 기회로 내가 다시 살아나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교황이 신자들과 직접 대면하는 일반알현은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일반알현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1939년 4월 비오 12세 교황이 수요일마다 교리교육을 한 것이 일반알현의 시작이었다. 당시는 신혼부부들만을 대상으로 교리교육이 이뤄졌다. 일반알현은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3년 로마가 점령당하면서 중단됐다. 전쟁으로 중단됐던 일반알현은 1959년 성 요한 23세 교황이 교황의 여름 별장이던 카스텔간돌포에 가톨릭 신자 교사들과 다른 신자들을 초대하며 재개됐다.

오늘날 일반알현은 이탈리아어로 진행된다. 교황의 교리교육은 영어와 프랑스어, 스페인어, 독일어, 포르투갈어, 아랍어, 폴란드어로 요약 발표된다. 일반알현 중 교황은 다양한 나라에서 온 순례자들을 위해 인사를 건네기도 한다. 외국어 통역 서비스는 1963년 7월 13일 성 바오로 6세 교황이 일반알현 중에 한 인사말이 프랑스어와 스페인어, 독일어, 영어로 통·번역되며 시작됐다.

일반알현 참석 신자 수가 늘어나자 교황청은 1만2000명까지 수용 가능한 바오로 6세 홀을 건설했다. 1971년 완공된 바오로 6세 홀은 바티칸시국과 이탈리아에 걸쳐 건설됐다. 교황이 연설하는 연단은 바티칸시국 영내에 있다. 바오로 6세 홀이 건설되기 전까지 일반알현은 성 베드로 대성당이나 교황궁 내 축복홀에서 열렸다.

33일 동안 교황직에 있었던 요한 바오로 1세 교황은 4차례 일반알현을 주례했으며, 그의 교리교육 주제는 신앙과 희망, 자선의 성덕이었다. 요한 바오로 1세 교황은 “1977년 열렸던 세계주교대의원회의에서 몇몇 주교들이 ‘바오로 6세 교황의 수요 연설은 현대 세계에 적합한 진정한 교리교육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면서 “나도 가능하다는 희망과 함께 이웃이 더 나은 삶을 살도록 돕기 위해 그의 모범을 따를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1978년 10월 열린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첫 일반알현에서 교황은 전임자가 시작했던 주제에 따라 계속 교리교육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신앙과 희망, 자선을 비롯한 다양한 신학적 주제로 교리교육을 했다.

특히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1979년부터 1984년까지 일반알현에서 ‘몸의 신학’을 가르쳤던 것으로 유명하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일반알현에 진행되는 또 하나의 전통을 세웠는데, 바로 해외 사목방문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었다. 교황은 해외 사목방문을 하고 나면 바로 다음 일반알현에서 지난 사목방문의 의미를 설명했다.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은 일반알현 동안 시편과 교부, 그리스도교의 위대한 여성들에게 대해 강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전임자들이 했던 전통에 따라 교리교육을 하고 있으며, 현재는 기도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