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신축교안’ 120주년, 화해·상생의 기치 드높였다

입력일 2021-06-01 수정일 2021-06-01 발행일 2021-06-06 제 3248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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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교구가 ‘신축교안’ 120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를 열었다. ‘이재수의 난’으로 지칭되는 신축교안은 ‘프랑스 선교사들이 제주에 진출한 후 교세 확장 과정에서 천주교인들과 제주도민 사이에 정치·경제·사회·문화적 갈등의 골이 깊어지다가 1901년 발생한 유혈 사태’다.

제주교구는 화합과 상생의 차원에서, 1999년 제주선교 100주년을 맞아 신축교안 등 과거 교회의 잘못에 대해 반성했다. 이어 2002년과 2003년에는 제주도민을 대표하는 ‘1901년 제주항쟁100주년 기념사업회’와 함께 신축년 제주항쟁 기념 학술 대회를 열어 ‘화해와 기념을 위한 미래 선언’을 발표하기도 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올해 ‘신축교안’ 120주년을 맞아 다시 한번 의미있는 여러 행사들을 통해 화합과 상생의 기치를 높이 들었다.

‘신축교안 120주년을 맞아 참된 화해와 상생의 길을 걸어갑시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화해의 탑’ 제막식을 비롯해 신자와 제주도민들이 함께 화해의 길을 걸으며, 제주의 평화적인 미래를 기원하고 화합을 향한 여정을 되새겨보는 순례행사도 펼쳤다. 또한 ‘신축교안, 기억과 화합’을 주제로 120주년 기념 심포지엄도 개최했고, ‘신축교안 때 희생된 모든 영령들을 위한 위령미사’도 봉헌했다. 이러한 행사들은 “교회가 사회와 어떻게 동반 성장해 가야 하는지 그 방향을 모색하는 소중한 자리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주지역 공동체의 화합과 상생의 길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제주교구의 이러한 움직임은 한국천주교회가 과거의 잘못에 대한 태도를 결정하는데 또 다른 지침이 될 것이다. 제주교구의 선각자적인 자세에 경의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