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김종영미술관 개관 20주년 기념전

박민규 기자
입력일 2021-06-01 수정일 2021-06-02 발행일 2021-06-06 제 3248호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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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 미학 조화 이룬 김종영 선생 사상 고스란히
‘통찰과 초월, 그 여정’ 주제로 선생 관점에서 작품 살피며 방법론에 대해 깊이 있게 연구

김종영미술관은 개관 20주년을 기념해 ‘김종영의 통찰과 초월, 그 여정’을 주제로 선생의 작품을 전시 중이다. 동서양을 관통하는 선생의 추상 작품을 통해 ‘통찰과 초월’이라는 전시 주제를 발견할 수 있다.

“예술의 목표는 통찰입니다.”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고(故) 김종영(프란치스코·1915∼1982) 선생이 남긴 말이다. 동서양 미술의 조화를 평생 화두로 삼고 고민했던 그의 정신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전통 서화(書畫)를 살리면서 서양미술을 어떻게 주체적으로 수용할 것인가. 곧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 될 수 있다는 그의 사상은 작품에 고스란히 묻어난다.

개관 20주년을 맞은 김종영미술관은 ‘김종영의 통찰과 초월, 그 여정’을 주제로 전관에서 김종영 선생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2002년 개관한 김종영미술관은 지금까지 세 차례 대규모 김종영 특별전을 개최했다. 모두 김종영 선생의 전모를 살필 수 있는 전시였으며, 학술대회도 열어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김종영미술관 박춘호(토마스) 학예실장은 “하지만 그는 여전히 ‘한국 추상 조각의 선구자’, ‘한국 현대조각의 선구자’, ‘선비 조각가’로만 불릴 뿐, 그의 추상 조각이 어떠한 관점에서 어떤 방법론으로 전개됐는지 깊이 있는 연구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전시는 김종영 선생의 관점에서 그의 작품을 살펴 새롭게 연구하고자 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많은 미술사학자와 평론가들도 김종영 선생의 추상 작품을 보고 자신만의 내적 필연성이 있어 보이는 것은 확실한데, 그 뿌리가 무엇인지 쉽게 간파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세계 속의 한국미술을 꿈꾼 조각가 김종영 선생은 불각도인(不刻道人), 즉 깎지 않는 조각가가 되길 바랐고, 스스로가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모른다고 했다. 하지만 그가 남긴 작품과 글, 그리고 서예 작품을 면밀히 살피면 시종일관 ‘어떻게’라는 방법론에 대한 성찰을 발견할 수 있다.

박 학예실장은 “그의 작품은 한마디로 ‘동서양을 관통하는 추상이라는 형식을 토대로 우리의 생명 미학을 조형하고자 한 탐구의 여정’”이라며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김종영 선생이 연구를 ‘어떻게’ 전개해 나갔는지 보다 구체적이고 깊이 있게 살펴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번 특별전에 전시된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1953년 제2회 국전에서 선보인 한국 최초 추상 조각 작품 ‘새’를 비롯해 추상 조각의 시작을 알리는 ‘생성’, ‘꿈’, ‘전설’ 등이 있다. 또 말기 작품인 ‘불각의 미’와 선생의 소장품 도서도 확인할 수 있다.

김종영 선생은 고(故) 장발(루도비코) 화백을 만난 인연으로 미술공부를 시작했으며 일본 도쿄미술학교 조각과를 거쳐 서울대 미대 교수로 부임해 1980년까지 재직하며 후학 양성에 힘썼다. 이듬해 투병 생활을 하기 시작해 1982년 세례를 받고 그해 12월 향년 68세로 하느님 품에 안겼다.

서울 평창동에 위치한 김종영미술관은 본관 불각재에서 상설전을 열고, 매년 김종영특별전을 전관에서 기획 전시하고 있다. 신관 사미루에서는 창작지원과 오늘의 작가를 선정, 전시회를 기획하고 명망 있는 작가의 초대전을 개최해 현대미술을 세상에 알리는 데 노력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6월 27일까지(매주 월요일 휴관)이며,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까지다. 무료 관람.

※문의 02-3217-6484 김종영미술관

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