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수원교구 정평위·공동선실현 사제연대, 故 이선호씨 추모미사

이재훈 기자
입력일 2021-06-08 수정일 2021-06-08 발행일 2021-06-13 제 3249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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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돌볼 줄 아는 ‘형제애’ 키우는 세상 만들자”
5월 26일부터 매주 수요일
유가족들 위로하며 연대
진상규명·재발 방지책 촉구

왼쪽부터 김승부 신부(제1대리구 안중본당 주임), 최재철 신부(제2대리구 성남동본당 주임), 김형중 신부, 최종관 신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가 6월 2일 경기도 평택시 안중 백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이선호씨 빈소에 들러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교구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최종관 신부, 이하 정평위)와 공동선실현 사제연대가 5월 26일부터 매주 수요일 경기도 평택시 안중 백병원 장례식장에서 평택항 컨테이너 사고로 숨진 ‘고(故) 이선호씨를 위한 추모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이번 추모미사는 교구 정평위와 공동선실현 사제연대가 이씨와 그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작업장에서 안전 대책 미비로 희생되는 젊은이들이 더 이상 나오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마련됐다. 교구 정평위와 공동선실현 사제연대는 이씨의 사망에 대한 진상규명이 끝날 때까지 미사를 계속 봉헌할 계획이다.

이씨는 아버지를 따라 평택항 신컨테이너 터미널에서 물류검수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그러던 이씨는 4월 22일 원래 업무가 아닌 현장 잔해 제거 작업에 투입된 뒤, 300㎏에 달하는 컨테이너에 깔려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김형중 신부(안식년)가 주례한 6월 2일 추모미사에는 정평위원장 최종관 신부와 최재철 신부(제2대리구 성남동본당 주임), 김승부 신부(제1대리구 안중본당 주임)를 비롯한 평택지구 신자들, 이씨 유가족과 산재사망대책위원회 관계자 등 30명이 함께했다. 미사 후에 사제들은 이씨 빈소에 들러 고인을 추모하고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김형중 신부는 강론에서 “오늘날 우리 삶에 필요한 ‘형제애’가 없는 것은 각자 삶에 빠져 이웃을 돌보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이제라도 내가 하는 일만 소중히 여기고 나만을 보는 것이 아닌, 형제애를 키우는 세상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어 “형제애를 바탕으로 이씨를 포함해 노동 현장에서 희생된 많은 이들을 기억하고, 신자·비신자 모두 하느님 보시기에 흡족하도록 내 옆과 주위 분들을 위해 나누는 삶을 살아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씨 사망 이후 5월 12일 원청업체 ‘동방’ 측은 관리 소홀을 인정하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사과문 발표 뒤 현재까지 아무것도 해결된 것은 없는 상태다. 현재까지 밝혀진 이씨 사망 현장 조사 내용에 따르면, 그가 투입될 당시에는 산업안전보건법에 규정된 컨테이너 작업에 필요한 안전 관리자와 수신호 담당자가 배치되지 않았다. 고인도 안전장비를 착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경찰·고용노동부 등 관계기관은 이씨가 본래 업무와 다른 작업에 투입된 경위와 함께, 안전 수칙 준수 여부와 사전 수칙 준수 여부 등에 대한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재훈 기자 steelheart@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