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8~11일 교황청 다녀온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21-06-15 수정일 2021-06-16 발행일 2021-06-20 제 3250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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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 진행되는 동안 순교자 기록 보급하는 노력 필요”
하느님의 종 133위 시복 예비심사 문서 제출
교황청 내 한국 관련 사료 발굴·공유 위한 방안 논의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는 “시성성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각 교구 차원에서 시복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것이 한국교회의 과제”라고 말한다.

“교황청 시성성에 133위의 시복 예비심사 문서를 제출하고 왔습니다. 시복 예비심사 문서 제출은 한국교회에도 큰 영광일 뿐 아니라 전 세계에 한국교회를 잘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봅니다. 아울러 ‘한국-교황청 관계사 발굴 사업’을 위한 문서 발굴에 대한 협력도 잘 이뤄졌습니다.”

6월 8~11일 교황청을 방문한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는 ‘하느님의 종 이벽 요한 세례자와 동료 132위(이하 133위)’ 시복 예비심사 문서 제출과 교황청 사도문서고와 도서관, 국무원 외교문서고, 인류복음화성 역사문서고를 현장 답사하는 등 ‘한국-교황청 관계사 발굴 사업’ 관련 논의가 원만히 진행됐음을 알렸다.

“시성성의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우리가 직접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없지만 순교자들의 저서나 기록을 보급하는 노력들이 필요합니다. 각 교구 차원에서도 시복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것이 앞으로 한국교회가 해야 할 과제가 아닐까 합니다.”

특히 이 주교는 이번 방문 중 지난 3월 25일 종료된 한국교회 차원의 시복심사 결과물을 담은 133위의 시복 예비심사 문서를 시성성에 전달했다. 한국교회는 133위의 시복을 준비하기 위해 12년에 걸쳐 준비와 조사, 심사를 진행해 왔다. 교황청 시성성 장관 마르첼로 세메라로 추기경도 이 주교와 대표단을 기쁘게 맞으면서 한국 순교자의 용덕에 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이 주교는 “세메라로 추기경이 한국교회의 적극적이고 열성적인 시복운동을 경이롭고 놀랍게 여겼다”며 “한국교회가 순교자를 통해 꽃 피게 될 것이라고 격려의 말을 전했다”고 말했다.

이 주교는 교황청 방문기간 중 일반인도 출입할 수 있는 교황청 도서관을 비롯해 엄중한 보안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교황청 사도문서고, 국무원 외교문서고, 인류복음화성 역사문서고 등도 직접 답사하고 사료를 공유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했다.

“500년, 10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보존돼온 엄청난 규모의 문서고의 모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고색(古色)이 찬연한 자료들을 직접 눈으로 보면서 한국과 관련된 반드시 발굴해야 하는 부분들을 찾았고, 실무자들과도 긴 논의를 거치며 좋은 답변을 얻었습니다.”

이번 방문은 2019년부터 진행 중인 ‘한국-교황청 관계사 발굴 사업’을 위한 교황청 부서들과의 협력을 증진하고 사업의 진척도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됐다.

‘한국-교황청 관계사 발굴 사업’은 교황청 내 문서보관기관이 보유한 한국 관련 사료를 발굴, 정리, 보존, 연구하는 사업이다. 사업은 초기 조선교회 신자들이 중국을 통해 보편교회와 교류하기 시작할 무렵부터 조선대목구 설정 등 한국교회에 얽힌 교회사뿐 아니라 교황청이 한국 정부를 인정하고 교류한 1948년 이후의 교황청과 한국의 외교사에 관련된 다양한 사료를 찾아나가는 만큼 각 부서와 부서가 관리하는 문서고와의 협력이 중요하다.

이 주교는 교황청 각 부서 책임·실무자들이 “발굴에 기꺼이 협력해주기로 했다”며 “한국-교황청 수교 60주년인 2023년까지 사료 발굴을 잘 끝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