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현장에서] 민족화해의 기초는 용서와 기도 / 박지순 기자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21-06-29 수정일 2021-06-29 발행일 2021-07-04 제 3252호 23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지난 6월 25일은 6·25전쟁이 일어난 지 71년이 되는 날이다. 교회는 이날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로 지내고 있다. 이날 전국 모든 교구에서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미사를 일제히 봉헌했다. 6월에는 교회 단체들이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다양한 심포지엄을 열기도 한다.

교회에서 개최한 심포지엄과 6월 25일 전국에서 열렸던 미사에서 나온 공통되고 일관된 목소리가 있다. 바로 북한에 대한 ‘용서와 화해’다. 또 이를 위한 끊임없는 ‘기도’다. 혹자는 이렇게 말한다. “용서와 화해, 기도를 해야 하는 건 알겠는데 너무 추상적이다.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이런 주장도 일면 일리가 있다. 그리고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활발히 전개됐던 남북교류,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 같은 구체적인 안을 내놓기도 한다. 역시 경청할 주장이다.

그러나 과거 남북관계에 획기적 성과라고 여겨졌던 일들이 왜 지금은 모두 중단되고 남북은 서로 만나지 못하고 있는지 그 근본 원인을 찾는다면, 남과 북이 서로 진정한 용서와 화해를 아직도 하지 못했다는 데 있을 것이다.

6월 24일 발표된 한 여론조사 결과는 한국사회가 여전히 북한을 한 형제로 인식하지 못하는 단면을 드러냈다. 북한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지원 반대 의견이 51%로 찬성 45%보다 높게 나왔다. 북한 주민에게 의료 기기나 식량, 생필품 등을 인도적으로 지원하자는 논의가 나오면 반대하는 이들은 늘 있어 왔다.

교회가 한국사회에서 용서와 화해, 기도에 끊임없이 힘써야 하는 이유는 여전히 충분하다.

박지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