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중도입국자녀들에게 교회 지원 강화돼야

입력일 2021-08-17 수정일 2021-08-17 발행일 2021-08-22 제 3258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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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가 최근 비보호 북한이탈주민 가정의 중도입국자녀들을 위해 지원금을 전달했다. 지원의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에게 교회의 관심을 드러낸 것 같아 고무적이다. 중도입국자녀들에 대한 지원이 미미한 것이 현실이다. ‘비보호자녀’라고도 칭해지는 중도입국자녀들은 중국에서 태어난 경우가 많다. 탈북여성들은 대부분 중국에서 불법체류자 신분이여서 자녀들도 태어날 때부터 불법체류자가 될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태에서 국내에 들어오더라도 사실상 정부지원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들에 대한 지원에 교회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란다. 물론 그간 이들을 보살피기 위한 교회의 노력이 적지 않았다. 도미니코 수도회가 ‘그룹홈’을 만들었고, 수원교구가 대안학교인 ‘희망나래학교’(현재 명칭은 시흥국제청소년학교)를 설립해 도움을 주고 있다. 이번에 대구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의 지원금 전달도 의미가 깊다. 하지만 부족함이 많다. 원치않는 임신으로 태어난 중도입국 자녀들도 많아, 이들은 폭언과 폭력, 언제 버려질지 모른다는 불안감 등으로 힘들어 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불안감에 경제적 궁핍, 의사소통의 어려움, 소외 등 이들이 겪고 있는 고통은 이중고 삼중고다.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는 지원금 전달식에서 “상담해야 할 일이 있으면 꼭 교회의 문을 두드려 달라”고 당부했다. 조 대주교의 말 속에 교회의 역할이 분명히 드러난다.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나에게 해 준 것”(마태 25,40)이라는 예수님 말씀이 나눔의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에게도 제대로 실천돼야 한다. 중도입국자녀들에 대한 교회의 사목적 배려가 강화되길 거듭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