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냥 기다린다고 신자 올까? 사목 패러다임 대전환 필요” 헬무트 크랫츨 주교지음/김정우 신부옮김/189쪽/1만5000원/대구가톨릭대학교출판부 유럽교회 문제점 진단하면서 교회 미래 방향성·대안 제시 코로나19 이후를 걱정하는 한국교회에도 교훈 될 것
김 신부는 지난 1987~1992년 오스트리아 빈대학교에서 수학하는 동안 헬무트 크랫츨 주교의 강의를 듣고 교회가 맞닥뜨린 다양한 현실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 이번 저서의 의미에 대해 김 신부는 “저자는 교회가 지금까지의 ‘명령과 금지’라는 태도에서 벗어나야 하며, 하느님께서 사람들을 사랑하며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우리 각자를 필요로 하신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역설한다”고 설명했다.
김 신부는 특히 “교회가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개최하고 많은 쇄신을 이뤄온 것은 사실이지만 세속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현실 사회의 문제점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세속화와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시류는 종교의 영향력을 급속도로 약화시켰고, 한국교회 역시 민주화 운동 이후 급격한 쇠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김 신부는 “책 내용 중 일부는 한국교회에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을 수도 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의 한국교회 미래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더욱 이 책의 의미가 부각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유럽교회의 문제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 그는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해서는 신자들이 오기만을 바라는 ‘지역사목’의 구태에서 벗어나, 전문화된 ‘지역 공동사목’을 펼쳐야 한다”고 짚었다. 양적인 성장은 한계에 부딪힌 지 오래며, 종교에 대한 냉담과 냉소를 극복하고 새 미래를 펼쳐가려면 특수사목을 보편화하는 등 대대적인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신부는 “책을 번역하는 내내 ‘교회에 미래가 과연 있는가?’라는 질문이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며 “하지만 번역을 마치면서, 결국 남게 될 유일한 질문은 ‘교회의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일 것이라는 사실을 확신하게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방준식 기자 bj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