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씨가 리지외에서 순례를 시작한 이유는 데레사 성녀의 영성 안에서 보다 뜻깊은 순례길을 걷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박씨는 “데레사 성녀는 자신의 약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하늘로 가는 작고도 새로운 길을 찾은 분”이라며 “약해질 때마다 저를 일으켜준 데레사 성녀의 손을 잡고 순례하고 싶어 리지외에서 피정과 기도를 하며 순례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순례 여정을 ‘그림자와 사귀는 길’, ‘나를 벗어 알몸이 되는 길’, ‘하느님을 찾아 숨는 길’, ‘나의 약함을 받아들이는 길’, ‘치유와 회복의 길’ 등 8가지 주제 안에 담아낸 박씨는 깊은 신앙 체험과 회심의 체험을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전한다.
산티아고 순례길 중 용서의 언덕인 페르돈 고개를 넘으면서 나를 용서하며 자유로울 수 있는 방법을 찾고, 로르카 마을에서는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소중히 여기는 기쁨을 찾은 박지현씨. 박씨는 한 발 한 발 걸음을 내딛는 순간마다 하느님이 주시는 은총과 기적의 순간을 느꼈고, 변화된 자신과 만났다.
“남편과 부딪히면서 힘들었던 것들이 시간이 갈수록 정화가 되고 서로를 이해하게 됐죠. 나를 소중히 여겨 줄 사람은 나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것도 제겐 큰 변화였습니다.”
45일 순례 여정 안에서 보석과 같은 선물을 받은 박씨는 그 아름다운 경험을 책을 통해 함께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
“순례의 길처럼 삶의 길도 천천히 가도 괜찮다는 것을, 약해져도 괜찮다는 위로를 이 책을 통해 전하고 싶습니다. 우리의 약함과 한계는 하느님의 강함에 의탁할 수 있는 최고의 보물이기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