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프란치스코 교황, 일부 언론에 떠도는 사임설 일축

입력일 2021-09-07 수정일 2021-09-07 발행일 2021-09-12 제 3261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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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라디오 방송과 인터뷰
주요 현안에 폭넓은 견해 밝혀
아프가니스탄 위한 기도 요청
서방 국가 무책임한 정책 비판
중국과의 대화 중요성도 강조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7월 11일 로마 제멜리병원 의료진에게 묵주를 건네고 있다. 교황은 최근 인터뷰에서 “교황청 의료기관에서 30여 년의 경력을 가진 유능한 간호사가 자신의 생명을 구했다”고 밝혔다. CNS 자료사진

【외신종합】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 일부 서구 언론들을 중심으로 떠돌고 있는 사임 관련설에 대해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해본 적 없다”며 일축했다.

교황은 최근 스페인 주교회의가 운영하는 라디오 방송 COPE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교황이 아프면 항상 콘클라베의 태풍이 불곤 한다”며 웃었다.

교황은 지난 7월 4일 결장 협착증 수술 후 처음 공식 인터뷰를 했다. 약 90분간 진행된 인터뷰는 9월 1일 방송됐으며, 교황은 교회 안의 주요 이슈들에 대해 폭넓은 견해를 밝혔다.

교황은 최근 자신의 수술과 관련, “교황청 의료기관에서 30여 년의 경력을 가진 유능한 간호사가 자신의 생명을 구했다”며 “이번 수술을 통해 장 33㎝를 잘라냈는데 수술 이후, 전에는 먹지 못했던 음식까지 섭취하는 등 완전히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특히 아프가니스탄 정국과 사회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교회가 고난과 고통 속에 있을 때 가장 필요한 것, 즉 더 많은 기도와 단식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현재 아프가니스탄 사태와 관련해 “서방 국가들이 자신들의 가치를 다른 나라에 강요하는 무책임한 정책은 중단해야 한다”는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그 나라의 역사와 인종, 종교적인 배경과 전통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자신들의 민주주의 모델을 이식하려 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지적이다. 교황은 이 발언을 하면서 메르켈 총리의 말을 인용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사실 이 말은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8월 20일 모스크바를 방문한 메르켈 총리와 회담하던 중 서방을 비판하며 한 발언이었다. 하지만 교황의 이 발언은 누구의 말을 인용했든지 간에, 아프가니스탄 사태와 관련해 서방 국가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관심을 모았다.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교황청 내에서 주교 임명과 관련한 중국 정부와의 잠정협약 갱신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그러한 반대가 선의에서 나온 것이라면 정당한 것”이라고 인정했다. 이 협약은 중국 정부의 주교 임명권을 인정하되 최종 승인은 교황이 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2018년 9월 2년 기한으로 체결된 협약은 지난해 다시 2년 연장됐다. 교황은 “중국과의 관계는 매우 어려운 문제”라며 “대화를 하다보면 거짓에 속을 수도 있고 실수할 수도 있지만 대화를 포기해서는 안 되며, 마음의 문을 닫아서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또한 교황청 내부 부패 문제와 관련해 “무슨 일이 있어도 그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청 구조개편에 대해선 가톨릭교육성과 문화평의회의 통합, 인류복음화성과 새복음화촉진평의회 통합이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확한 반포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교황청 구조 개편에 관한 새 교황령 「복음을 선포하여라」가 곧 반포될 것이라고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