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제52차 세계성체대회 폐막

최용택 기자
입력일 2021-09-14 수정일 2021-09-14 발행일 2021-09-19 제 3262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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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닮으려면 성체 앞에서 더 많이 기도해야”
교황, 폐막미사 직접 주례
“성체는 주님 사랑 구체적 표지”
 차기는 2024년 에콰도르 치토

프란치스코 교황이 9월 12일 부다페스트 영웅광장에서 거행한 제52차 세계성체대회 폐막미사 중 분향을 하고 있다. CNS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제52차 세계성체대회가 9월 12일 봉헌된 폐막미사로 막을 내렸다. 폐막미사를 주례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에게 그리스도와 더욱 닮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성체조배에 할애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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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막미사는 부다페스트 영웅광장에서 봉헌됐다. 이날 미사에는 10만 명이 넘는 군중이 운집했다. 교황은 포프모빌을 타고 군중들과 인사를 나눈 뒤 미사를 집전했다. 교황이 세계성체대회에 직접 참석한 것은 2000년 로마 대회 이후 처음이다.

교황은 미사 강론에서 “수많은 위대하고 용기 있는 성인들처럼 성체 안에 살아계신 그리스도와 만나기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우리 주님의 약함을 묵상하기 위해 성체 앞에서 기도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성체는 여기 있는 우리에게 그리스도께서 누구신지 알려주고 있다”면서 “성체는 그저 말뿐이 아니라 쪼개진 빵, 십자가에 못 박히며 우리에게 사랑을 나눠주신 그리스도를 구체적인 방법으로 보여주는 표지”라고 강조했다. 이어 성체 앞에서의 기도는 우리를 변모시킬 수 있다면서 “살아계신 빵인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자기도취에서 치유해주시고 우리 자신을 희생할 수 있도록 마음의 문을 열어 주시며 완고함과 이기심으로부터 해방시켜 주시길 기도하자”고 전했다. 또 교황은 그리스도를 따라 사랑을 나누는 성체성사의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우리는 섬기러 온 것이지,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다”라면서 “그리스도의 뒤를 따라 걸으며 우리의 형제자매들을 만나기 위해 날마다 발걸음을 내디뎌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황이 9월 12일 부다페스트 영웅광장에서 거행된 세계성체대회 폐막미사 전 포프모빌을 타고 군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CNS

헝가리 에스테르곰-부다페스트대교구장 페테르 에르되 추기경은 미사 뒤 인사말을 통해 “오늘 미사는 그리스도를 둘러싼 우리 그리스도인의 일치를 보여 주는 아주 강력한 상징”이라면서 “특히 교황과 각국 교회 지도자와 수많은 신자들이 함께해 더욱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폐막미사에는 동방정교회 세계 총대주교 겸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 바르톨로메오 1세를 비롯해 그리스도교의 다양한 종단 지도자들이 함께했다.

이번 세계성체대회 주제는 ‘나의 모든 샘이 네 안에 있네’(시편 87,7)였다. 에르되 추기경은 “이 주제는 그리스도께서 살아있는 물의 원천임을 강조한다”며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의 증언과 설교를 통해 사람들에게 다가서고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위한 우리의 자선 활동을 통해 손을 뻗으시길 바라신다”고 말했다.

9월 5일 시작된 이번 세계성체대회에는 전 세계 신자 20만여 명이 참가해 교리교육과 신앙증언, 워크숍 등의 프로그램에 동참했다. 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 서리 염수정 추기경은 주최 측의 초청을 받아 10일 열린 워크숍에서 강연을 하기도 했다. 한국교회 대표로는 대구대교구 총대리 장신호 주교가 참가해 세계 각국에서 온 신자들과 친교를 나눴다.

다음 세계성체대회는 2024년 에콰도르 치토에서 열린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