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동두천가톨릭센터 대표 이석재 신부

민경화 기자
입력일 2021-09-14 수정일 2021-09-14 발행일 2021-09-19 제 3262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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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 배경 아이들의 성장 돕는 것도 우리의 몫”
대부분 맞벌이 가정의 자녀인 이주 배경 아이들 돌봄 공간 마련
기초 학습 지도와 체험·식사 제공
공동체성 함양 통해 사회 적응 도와

이석재 신부는 “이주민과 난민은 우리와 공존해야 할 이웃이기에 그들이 희망을 가지고 한국에서 잘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옆집에 사는 아이가 집에 혼자 있으면 무슨 일이 생길까 걱정돼 밥도 해먹이고, 공부도 가르쳐 주면서 돌봐주곤 합니다. 한국에 거주하는 이주 배경 아이들 역시 우리의 이웃이기에 그들이 건강한 어른으로 자랄 수 있게 돌봐주는 것이 우리 사회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요.”

세계 이주민과 난민의 날을 맞아 만난 동두천가톨릭센터 대표 이석재 신부는 이주민과 난민들도 우리의 ‘이웃’임을 강조했다. 2019년 9월 개소식을 앞두고 지역주민들의 반대에 부딪쳐 개소가 연기됐던 동두천난민센터는 주민들과 협의 끝에 몇 가지 내용에 합의한다는 조건으로 이듬해 7월 문을 열었다. 동두천가톨릭센터라는 새 이름으로 지역사회와 함께한지 1년. 센터로 인해 지역이 슬럼화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는 잦아들었고, 아이들은 센터에서 따뜻한 보살핌을 받으며 한국에서의 행복한 미래를 꿈꾸고 있다.

동두천시에는 이주민 300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그중 동두천가톨릭센터가 자리하고 있는 보산동에는 난민을 신청한 이주민 300여 명도 살고 있다. 이주 배경 아동의 경우 부모가 대부분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학교가 끝난 뒤 아이들끼리 집에 머무는 일이 많다. 제도권 안에 있는 기관에서 돌봄을 받기 어렵기에 교육적 공백은 물론이고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기도 쉽다.

“의정부교구 관할 지역은 이주민과 난민이 많기 때문에 의정부엑소더스에서 그들의 한국사회 적응을 돕고 있습니다. 엑소더스나 수도회의 활동은 어른과 여성 지원에 한정돼 있기 때문에 이주 배경 아이들이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동두천가톨릭센터가 문을 열게 된 것입니다.”

동두천가톨릭센터의 목표는 이주 배경 아동에 대한 공동체성 함양 교육을 통해 사회 적응을 돕는 것이다. 현재 동두천본당 이주민공동체 담당 신부와 수도자 추천, 혹은 보산초등학교 다문화특별반 교사의 추천을 통해 선발된 11명의 이주 배경 아동들이 동두천가톨릭센터를 이용하고 있다. 센터는 이주 배경 아동들이 체계적인 교육을 받으며 보다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기초 학습 지도, 한글 지도, 외부 체험, 식사(도시락) 등을 제공하고 있다.

센터에서 따뜻한 돌봄을 받으며 “한국이 좋다”고 말하는 이주 배경 아이들에게 한국은 이미 좋은 이웃이었다. 이석재 신부는 “각자 여러가지 이유로 한국에 정착했지만, 이곳에서 우리와 함께하면서 이주민과 난민은 우리의 이웃이 됐다”며 “‘두렵고 멀리해야 할 사람들’이 아닌 공존해야 할 이웃이기에 잘못하면 야단도 치고, 격려도 해주면서 그들이 희망을 가지고 잘 자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신앙인들이 해야 할 일 아닐까요”라고 말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