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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다페스트 세계성체대회 특집] 염수정 추기경 인터뷰

성슬기 기자
입력일 2021-09-14 수정일 2021-09-14 발행일 2021-09-19 제 3262호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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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체성사, 삶의 원천이요 정점… 사랑 실천으로 결실 맺어야”
우리 삶은 성체성사로 이어지고 그 신비 힘입어 주님께 나아가
코로나19와 같은 상황에서도 신앙생활 위축되지 않도록
성체 안에 현존하는 주님께 신앙 고백하며 영광 드려야
성체 앞에서 예수님 만나는 인격적 만남 필요하고 권장돼
살과 피 내어주신 주님처럼 이웃과 후손에 사랑 나눠야

제52차 세계성체대회에 참석한 염수정 추기경은 “코로나19가 끝나기만을 기다리지 말고 먼저 내가 실천할 수 있는 성체 신심을 찾아 실천하는 신앙인이 되길 바란다”고 말한다.

염수정 추기경(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 서리)은 제52차 세계성체대회에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어른으로서 세계성체대회 지역위원회의 초청을 받아 특별강연을 펼쳤다. 이 강연을 통해 염 추기경은 전 세계 신자들을 향해 ‘그리스도교 생활의 원천이며 정점’(「교회 헌장」 11항)인 성체성사 정신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가톨릭신문은 세계성체대회 일정 중 염 추기경 특별 인터뷰를 진행, 현장에서 염 추기경이 전해온 조언과 강연 내용을 소개한다. 염 추기경은 특히 코로나19로 신앙생활이 위축된 이 시기를 보내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성체는 어떤 의미인지, 어떤 마음으로 성체를 현양해야 하는지 풀어준다. 또한 염 추기경은 ‘한국교회: 어제와 오늘, 그리고 길’을 주제로 현지 강연을 진행했다. 강연은 대회 엿새째인 10일(현지시각) 헝엑스포(Hungexpo)에서 열렸다.

“코로나19로 연약해지기 쉬운 우리의 신앙을 성체성사를 통해 다지고 또한 하느님과 가까워지길 바랍니다!”

제52차 세계성체대회에 특별강연자로 초청받아 참석한 염수정 추기경은 코로나19로 신앙생활이 위축된 그리스도인들에게 먼저 “우리 신앙에서 가장 중요하고 핵심은 바로 성체성사”라며 “코로나19가 끝나기만을 기다리지 말고, 먼저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성체 신심을 찾고 그 뜻을 실천하는 신앙인이 되자”고 강조했다.

이어 ‘교회는 성체성사로 산다’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회칙 제목을 인용하며 “우리 삶은 성체성사 안에서, 성체성사를 통해 이어지고 그 거룩한 신비에 힘입어 하느님께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성체성사 안에 계신 그리스도의 현존을 체험하고 영성체의 은총으로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신자의 가장 큰 특권”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세계성체대회는 코로나19로 1년 연기됐다. 염 추기경은 “팬데믹 현상이 여전해 행사가 많이 축소됐다”며 “코로나19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외국 순례자는 적었지만, 헝가리 신자들과 주변 국가 신자들이 참여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젊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만한 공연이나 흥미로운 장면이 많지 않았는데도, 청소년과 청년들이 대회장의 강연에 많이 참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세계성체대회 현장을 둘러보고 있는 염수정 추기경.

최근 코로나19로 대면 미사 봉헌이 어려워지면서 주일에도 성체를 모시지 못하는 날이 많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염 추기경은 “미사와 성사생활에 대한 신자들의 의식이 자꾸만 약해져 가는 것은 위기”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현재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성체 현양 방법으로 ‘신령성체’(神靈聖體, spiritual communion)를 강조했다. 염 추기경은 “코로나19와 같은 불가항력적인 상황에서는 신령성체를 통한 성체 현양도 좋은 방법”이라며 “신령성체는 실제 몸으로 직접 참여하는 성체성사를 대신하지는 못하지만, 교회가 봉헌하는 성찬례에 마음을 하나로 모아 예수 그리스도와 영적으로 일치하기 위해서 행하는 예식”이라고 설명했다.

또 스스로에게 “우리의 삶에 성체는 누구입니까?”라는 질문을 던져보고 성찰해 보는 것도 성체 현양에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우리의 신앙생활 중심에는 그리스도가 있고, 그리스도는 성체로 우리와 직접 관계 맺고 있기 때문이다.

이어 “성체 속에 현존하는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고백을 통해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것이 우리 신앙의 기본”이라며 “예수님께서 최후 만찬 때 성체성사를 제정하면서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당신 생명을 희생 제물로 바쳐 하느님께 드리는 ‘그리스도인들의 최상의 감사 행위’를 봉헌하셨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직접 성체 앞에서 예수님과 만나는 인격적 만남이 필요하고 권장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염 추기경은 “성체성사는 그리스도교 삶의 원천이요 정점이기 때문에 교회는 성체 신심을 크게 권장하고 있다”며 “성체 신심은 성체를 공경함으로써 하느님을 섬기고 예배하는 중요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염 추기경은 “이러한 성체 신심을 바탕으로 우리는 삶에서 그리스도의 사랑과 가르침을 이웃과 나누는 것으로 그 결실을 맺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당신의 살과 피를 내어 주신 예수님의 그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 무엇보다 성체는 ‘예수님의 가장 큰 선물’이자 우리가 이웃과 후손들에게 전해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유산’임을 기억하고 그 사랑을 나누어야 합니다.”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