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이야기

[우리 이웃 이야기] 제1대리구 성복동본당 지상옥 여성소공동체위원장

남재성 기자
입력일 2021-09-14 수정일 2021-09-14 발행일 2021-09-19 제 3262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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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는 시간 날 때 하는 게 아니에요, 하느님 위해 기꺼이 시간을 내는 거죠”
소공동체 봉사자로 25년 활동
코로나19로 신앙활동 어렵지만 신앙 선조 떠올리며 마음 다잡아

지상옥 여성소공동체위원장은 “교회 공동체가 지식만으로 신앙을 알아가는 것이 아닌 실천으로 신앙을 살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어떠한 모습이든 하느님께서는 온전히 받아주세요. 누구든지 하느님을 위해 기꺼이 시간을 내어 놓는 것이 봉사죠.”

제1대리구 성복동본당 지상옥 여성소공동체위원장(데레사·67)은 지난 25년간 소공동체 봉사자로 활동했다. 짧지 않은 세월을 하느님께 바친 것이다. 그간 지치거나 어려운 일도 있을 법한데 지 위원장은 “좋은 기억만 있어 감사하다”고 회상했다.

지 위원장은 18년 전 성복동본당으로 전입하자마자 소공동체 활성화에 힘썼다. 어딜가든 ‘반장님’으로 통했다. 이전 본당에서부터 구역장·반장으로 활동한 경험을 살려 성실히 봉사했다. 반장, 지역장에 이어 본당 여성소공동체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감사해요, 부족한 게 많은 저를 불러주셔서”라며 겸손해 했다.

이런 지 위원장에게 봉사는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그는 “봉사하는 시간은 버려지는 시간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몇 배로 되갚아 돌아오는 시간”이라며 봉사의 기쁨을 강조했다. 한편으론 “이기적인 마음을 갖기 쉬운 현대인들에게 봉사가 ‘시간 날 때 하는 것’이 되어가고 있다”며 점차 약화되는 봉사자의 열정과 소공동체 활동의 현실을 염려했다.

그러나 지 위원장은 이럴 때일수록 봉사자들이 앞장서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소공동체 활동에 어려움이 있지만, 그는 이 상황을 오히려 박해에도 불구하고 하느님께 모든 것을 내어놓은 신앙선조들의 삶을 묵상하는 기회로 삼았다.

그 노력의 하나로 지 위원장은 올 상반기 동안 본당 여성 소공동체 봉사자들과 함께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 기념 영적독서도 기획했다. 영적독서를 하면서 기쁘게 순교한 성 김대건 신부와 신앙선조들의 모습을 되돌아보며 벅찬 감동과 감사함을 느꼈다.

그는 “예수님과 닮은 삶을 살아가신 김대건 신부님을 통해 오늘날의 순교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신앙인으로서 또 봉사자로서의 자세도 다잡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지 위원장이 이렇게 열정적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바탕에는 하느님의 보살핌과 가족이 있다. 그를 믿음으로 이끈 이는 남편이었고 신앙심을 굳건히 하게 된 계기는 자녀가 제공했다. 1980년, 그는 남편과 혼인하며 가톨릭 신앙을 갖게 됐다. 관면혼배를 받고 예비신자 교리를 배우던 중 첫 아이를 임신했다. 그러나 지 위원장은 난산할 위험이 있다는 진단을 받게 됐다. 이러한 시련 속에서 그는 그저 ‘주님의 기도’만 바칠 수밖에 없었다. 기적같이 아들을 순산하면서 지 위원장은 하느님의 보살핌을 체험했다고 한다.

“어려운 순간마다 아무 일 없이 넘겨주시는 것을 보며, 주님께서 항상 보살펴 주신 것을 알게 됐어요. 그러니 더욱 용기내서 봉사해야죠.”

남재성 기자 namj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