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교황, 로마 콜로세움에서 세계 평화 위한 기도회 주례

입력일 2021-10-12 수정일 2021-10-12 발행일 2021-10-17 제 3265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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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와 행동으로 고통받는 이웃 위한 행동 나서자”
각 종교 지도자들 함께 참석

프란치스코 교황(가운데)과 동방정교회의 바르톨로메오 1세 총대주교(왼쪽), 이슬람의 아흐메드 알타예브 대이맘(오른쪽)이 10월 7일 로마 콜로세움에서 열린 세계 평화를 위한 기도회 중 어린이들이 올리브 가지를 흔드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CNS

【로마 CNS】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 세계 모든 종교인들에게 자기중심주의를 버리고 전쟁과 가난으로 고통받는 이들과 지구를 위해 연민을 갖고 행동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교황은 10월 7일 로마 콜로세움에서 동방정교회와 성공회, 개신교 대표단이 함께한 세계 평화를 위한 기도회를 주례했다. 기도회에는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비롯해 이슬람과 유다교, 힌두교, 불교 지도자들도 참석했다.

기도회는 로마의 산에지디오 공동체가 주관했다. 이 공동체는 1986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아시시에서 세계 평화를 위한 기도회를 시작한 이래 매년 기도회를 주관하고 있다. 올해 기도회는 코로나19 대응과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기후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많은 종교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교황은 전 세계 종교인들에게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배운 주요한 교훈, 바로 “아픈 세상에서 우리가 건강을 유지할 수는 없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코로나19 이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하느님과 우리의 형제자매를 잊는 질병에 걸리고 있다면서, 이러한 자기중심적 생활양식은 “개인주의에 집착해 그릇된 욕망에 사로잡히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자기중심적 생활양식으로 상처를 입고 있다”면서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종교계가 합심해 기도와 행동으로 과감하게 역사의 흐름을 바꿔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교황은 종교가 이러한 자기중심적 생활양식을 부추기는 한 도구가 되고 있다면서 “평화를 위해 모든 종교가 근본주의의 유혹을 이겨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아직도 적대감과 분파주의에 사로잡힌 이들이 있다면 알리 이맘이 주셨던 가르침, 바로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으며, 하나는 같은 신앙 안의 형제자매이며 또 하나는 같은 인간’이라는 가르침을 되짚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리 이맘은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의 사촌 동생으로, 초기 이슬람의 지도자였다.

기도회는 최근 아프가니스탄에서 탈출한 한 여성의 호소문으로 마무리됐다. 이 여성은 “위대함과 고통의 상징인 콜로세움 앞에서 하느님의 이름은 평화이며, 신앙의 힘을 다시금 재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