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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알 하나] 기후위기 / 강버들 신부

강버들 신부(요당리성지 전담)
입력일 2021-10-12 수정일 2021-10-12 발행일 2021-10-17 제 3265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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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주 전 우연히 TV에서 기후위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습니다. ‘붉은 지구’라는 이 프로그램은 온난화로 인한 지구의 이상 기후변화를 다루면서 그 피해를 세계 곳곳에서 입고 있음을 지적하며 큰 경각심을 일깨워주었습니다.

기록적인 폭우로 인한 침수, 기록적인 한파로 수도관이 얼어 터져 단수가 되고 한파로 인한 전기 사용량이 급증하여 단전까지 되어 사람들은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섬에 사는 사람들은 수면 상승으로 집을 잃고, 산불, 가뭄, 홍수, 한파, 태풍, 폭염에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입는 모습은 기후 이상으로 인한 자연재해에 사람이 얼마나 무력한지를 보여주었습니다.

기후위기를 느끼고 전 세계적으로 기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파리기후협약이 맺어져서 세계 각국이 책임 있는 행동과 정책으로 이를 실천하고 있었습니다. 영국, 독일 등의 화력발전소 철거와 기후문제 해결을 공약으로 세운 세계 15위 산유국 노르웨이의 한 정당이 총선에서 승리하였습니다.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줄이고 없애는 것, 이것은 석탄과 석유를 기반으로 하는 산업에서 탈피하는 일이었습니다. 세계경제 측면에서도 기후위기 자체가 경제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석탄과 석유와 관련된 기업들에 투자를 철회하고 있다는 투자회사들 모습도 있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세계의 노력과는 상관없이 자신만의 욕심을 취하는 모습도 있었습니다. 미국의 전임 대통령은 자국이 보유한 석유와 석탄을 계속 생산하기 위해 파리협약을 탈퇴하였습니다.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산업의 이익에만 신경 쓰고 있었던 것입니다. 현 세대 사람들의 생존과 미래세대의 생존이 걸려있는 문제임에도 말입니다.

하느님께서 ‘어리석은 부자에게 오늘 네 생명을 되찾아갈 것이니 그렇게 욕심내어 환경을 파괴하면서까지 얻은 이익은 어찌 될 것인지’ 물으십니다. 누구의 것도 되지 못하고 무너지는 지구의 환경 앞에서 아무 쓸모도 없어질 것입니다.

그런데 한국의 상황도 방관할 수 없는 지경이었습니다. 역시 석유와 석탄에 기반을 둔 산업구조로 빠른 경제성장을 이룬 한국도 세계경제에 그 이름을 올리게 되었지만 탄소 배출량이 세계 7위였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우리의 책임도 만만치 않았던 것입니다. 이미 우리나라도 제주도에서 일어나고 있는 온도 상승으로 인한 기후변화와 생태계 파괴 현상이 보여주고 있는 경고를 받고 있습니다.

교회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노력에 우리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개개인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사회 전체에서도 노력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가야 하겠습니다.

강버들 신부(요당리성지 전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