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뇌병변 1급 장애 앓는 진선우군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21-11-09 수정일 2021-11-09 발행일 2021-11-14 제 3269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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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겹게 버티는 아이 대신 아플 수만 있다면…
선천성 질환 안고 태어나 누운 채로 사는 10살 아이
식사에서부터 대소변까지 24시간 돌봐야 하는 상황
일용직으로 근근이 생활
계속되는 치료비 부담과 열악한 주거 환경도 큰 문제

환자 침대도 없이 투병 중인 선우를 엄마 이정미씨가 손을 잡은 채 바라보고 있다.

이정미(예비신자·39·수원교구 안성 던지실본당)씨 하루는 아들 진선우(다미안·10)군에게 면역억제제를 먹이는 것으로 시작된다. 한 시간 정도 지나 코에 튜브가 연결된 비위관으로 경관영양식을 먹이고 이후에는 혈당 체크, 장루 및 소변백 비우기, 가래를 없애는 석션 등을 한다. 이 과정은 아침과 점심, 저녁 끼니 때마다 이어진다. 오후에는 욕창을 막는 드레싱을 해줘야 한다.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다.

태어날 때부터 뇌병변 1급 장애를 안고 태어난 선우는 말을 못 하고 간단한 반응만을 보인다. 선천적으로 신장도 좋지 않아 4년 동안 투석을 했다. 기증자가 나타나 신장이식 수술을 받았지만 회복 중 패혈증이 생겨 심정지 상황까지 가기도 했다. 그렇게 선우는 세상에 나와서 어린 나이에 어려운 수술을 감당하며 바깥도 보지 못하고 누운 채로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수술을 할 때마다 ‘마지막일 수 있다’는 마음으로 지켜본 엄마 이씨는 “차라리 대신 아프고 싶을 만큼 찢어지듯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엄마’, ‘아빠’ 라는 말도 들어보지 못하고 지낸 시간이다. 이씨는 ‘선우’라는 이름만 나와도 아픈 마음에 눈물이 흐른다.

수술 때마다 “지켜줄게. 꼭 다시 보자”라고 기도하며 힘겹게 버티는 어린 아들을 바라 볼 수밖에 없었다. 선우가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면 제일 하고 싶은 일은 함께 신발을 사러 가는 것이다.

간병에는 매월 200만 원 정도 비용이 발생한다. 기본적인 기저귀를 비롯한 욕창 케어와 장루 케어를 위한 용품들, 또 석션을 위한 부수 용품과 산소 포화도를 체크하는 기계와 산소통 등을 갖춰야 한다. 두 달에 한 번 통원 치료를 받는데, 그때는 일주일 동안 입원을 해야 한다.

이씨는 24시간 선우를 돌봐야 하는 처지고, 아빠 진일준(43)씨는 일용직 노무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 불규칙한 임금에 수입을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선우를 돌보는 경비가 지속해서 들어가니 빚은 계속 불어나고 있다.

주거 환경도 문제다. 60여 년 된 슬레이트 지붕집이다 보니 아직 쥐가 다니고 벌레가 많다. 닥쳐오는 겨울은 연탄으로 나야 한다. 변변한 환자 침대도 없이 바닥에 누운 중증 환자 선우가 버티기에는 매우 열악하다. 선우를 위한 위생적인 간병 여건을 만들고 싶어도 어려운 살림살이에 엄두를 내지 못한다.

던지실본당은 빈첸시오회(회장 유제필)를 통해 수년 전부터 선우 가족을 방문하며 보살펴왔다. 최근에는 빈첸시오회와 사회복지분과 주관으로 모금 운동을 벌여 300만 원가량 지원금도 전달했다. 하지만 누적된 빚을 청산하고 선우의 투병을 돕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주임 이관배 신부는 지난 추석 때 선우 집을 방문해 선우에게 ‘다미안’ 이름으로 유아세례를 줬다. 이씨는 본당 총회장 유병락(즈카리야)씨 등 교리교사들 도움으로 방문 예비신자 교리를 받고 있다.

“계속 혼자 간병을 하며 지치기도 하는데 하느님을 알게 돼 의지가 된다”고 말한 이씨는 “선우가 조금이라도 나아진 환경에서 간호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성금계좌※

우리은행 1005-302-975334 / 국민은행 612901-04-233394

농협 301-0192-4295-51 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모금기간: 2021년 11월 10일(수)~11월 30일(화)

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가톨릭신문사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