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신앙에세이] 자원 순환이 뭐지? / 김난심

김난심(엘리사벳·제2대리구 신흥동본당)
입력일 2022-01-05 수정일 2022-01-05 발행일 2022-01-09 제 3277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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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월 내가 사는 동네 행정복지센터에서는 자원순환 교육이라는 프로그램 공고가 붙었다. ‘자원순환이 뭐지?’하며 무심코 스쳐 지나갔는데, 지인 권유로 함께 등록했다.

자원순환 교육은 우리 실생활의 쓰레기에 관한 교육이었고, 우리가 몰랐던 쓰레기의 실상을 자세히 알려 주는 교육이었으며 나 자신을 반성하게 하는 유익한 교육이었다. 교육 과정 수료 후 자원순환 가게인 ‘re100’이라는 가게에서 ‘활동가’로, 동시에 re100도 운영하게 되었는데 재활용 쓰레기를 공부하며 더 배워나갔다. re100은 가정에서 배출되는 재활용품을 100% 재활용하기 위한 가게이며, 가져온 재활용품을 종류별로 무게를 달아서 유가로 보상해 주는 가게다.

이 무렵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회칙 「찬미받으소서」가 떠올랐다. ‘그래, 우리에게는 「찬미받으소서」가 있었지.’ 마치 주님께서 나를 이끌어 주신 것처럼, 본당 신자 분들에게도 이 교육을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신부님께 말씀드렸더니 흔쾌히 수락해 주셔서, 본당 신자 대상 교육을 했다. 영향력은 생각보다 컸다. 매번 미사 때마다 관련 문의가 꽤 많았다. 교육과 홍보를 한 번 더 하기 위해 신부님께 요청을 드렸더니, 주일 하루 동안 홍보와 교육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셨다. 그리고 본당 친교실 내에 폐건전지 함과 폐우유팩 함을 설치해 주셨다. 야외에는 플라스틱 함을 따로 설치해 주셨다.

자원순환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하는 신자들은 늘어났다. 여건이 여의치 않은 경우 본당서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주일학교나 단체에서 간식 등을 먹은 후 나온 플라스틱류는 헹궈서 건조하기 시작했으며, 본당에 모인 품목들은 분류해 자원순환 가게 re100에 배출했다. 포인트와 두루마리 휴지, 종량제 봉투 등으로 교환되면 주위 어려운 이웃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소공동체에 전달됐다.

코로나19가 심각해지며 쏟아지는 마스크 쓰레기를 조금이라도 해결할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우리 본당 신자들만이라도 일회용이 아닌 다회용 면 마스크를 사용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에 건의했더니 신부님께 전달돼 실행할 수 있었다. 나에게는 재봉틀로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재능이 있다. 이 재능을 기꺼이 본당을 위해 활용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본당 신부님께서는 부활 판공 선물로 60세 이상 신자분들께 드리고 싶어하셨다. 부활 판공이 2주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형제자매님들이 발 벗고 도와주신 결과, 10일 만에 완성해 필터와 함께 각 지역으로 나눠 배달까지 마쳤다.

다 마치고 난 후, 이루 말할 수 없는 뿌듯함으로 기뻤다. 선물 받으신 형제, 자매님들 인사를 수없이 받으며 마음속으로 ‘모두 주님의 힘입니다’라고 답해 드렸다. 이 또한 「찬미받으소서」, 지구를 구하는 9가지 방법, 특별 주년 기념 생태계와 기후 회복을 위한 탄소 제로 연중 캠페인에 동참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느님께서 주신 재능에 감사함을 되새기며….

김난심(엘리사벳·제2대리구 신흥동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