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생명 수호 법률가 모임 ‘루멘비테’ 첫 생명 윤리 세미나

이소영 기자
입력일 2022-01-18 수정일 2022-01-18 발행일 2022-01-23 제 3279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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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윤리 문제 법률적 해결에 머리 맞댄다
의료 자원 부족 상황에서 환자 분류 체계 기준 논의
생명 경시 풍조에 맞서 연 2~3회 방안 모색 예정

생명 수호를 위한 법률가 모임 ‘루멘비테’(회장 윤형한 야고보)가 제1회 ‘생명 윤리 세미나’를 열고 ‘triage’(트리아지)에 관해 논의했다. 세미나는 1월 11일 오후 6시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루멘비테는 ‘생명의 빛’(Lumen Vitae)이라는 뜻의 라틴어로, 2019년 1월 생명 윤리 연구·논의를 위해 창립된 법률가 모임이다. 법률가들을 중심으로 의료인과 종교인 등 20여 명이 함께하고 있다. 루멘비테는 특히 생명 경시 풍조가 만연한 현대 사회에서 생명 윤리적으로 고찰해 봐야 할 여러 문제에 대해 화두를 던지고 사회적으로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기 위해 ‘생명 윤리 세미나’를 기획했다. 이에 따라 기존 월례 모임과 더불어 앞으로 연 2~3회 세미나를 열어 한국 사회 생명 윤리 의식을 높일 수 있는 방안들을 모색할 예정이다.

트리아지를 주제로 진행된 첫 세미나에서는 한경대 법학과 신동일 교수와 독일 괴팅엔대 법과대학 군나르 두트게(Gunnar Duttge) 교수가 트리아지에 관한 한국과 독일의 현 상황·법적 논의에 대해 발표했다. 트리아지는 ‘분류’라는 뜻의 프랑스어로, 코로나19로 환자가 급증하면서 세계 일부 지역에서 병실 부족 등이 문제로 대두되는 것처럼 의료 자원이 부족하거나 고갈될 경우 한정된 병상이나 약물 등을 환자들에게 어떻게, 어떤 우선순위에 따라 분배할지에 관한 분류 체계를 의미한다.

신 교수는 한국에서는 아직 환자들을 모두 수용할 수 없을 만큼 병실이 부족한 상황을 심각하게 경험해 보지 않았지만, 문제가 발생했을 때 잘 대처할 수 있도록 논의가 미리 이뤄져야 하며 이에 대한 규칙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군나르 두트게 교수는 “환자들이 계속 급증하다 보면 의료 자원이 고갈되는데 이때 가장 중요한 점이 ‘모든 환자를 차별 없이 대한다’는 전제와 환자들을 어떤 기준·절차로 치료하고 우선 살필 것인지를 조화시키는 것”이라며 “이 문제는 전 세계에서 적용되기 때문에 여러 곳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다 보면 인간 존엄에 관한 법질서·규칙이 더 구체적이고 합리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루멘비테 윤형한 회장은 “루멘비테는 생명을 중시하고 생명의 문화를 고양하고 사회에 도움이 되기 위해 만들어진 모임”이라면서 “미약하지만 루멘비테의 활동이 생명을 돌아보고 중시할 수 있는 목소리를 내 사회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