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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 비정상이란

홍성남 마태오 신부(가톨릭 영성심리상담소 소장)
입력일 2022-04-13 수정일 2022-04-13 발행일 2022-04-17 제 3290호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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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기준으로 타인 판단하며
정상과 비정상 구분하는 것은
무모하고 현실성 떨어지는 일
마음의 건강 확인하는 기준은
자신의 문제를 올바로 아는 것

우리 사회는 자기 기준으로 다른 사람을 판단하는 경향이 강하다. 누군가 하는 말이 자신의 상식에 맞지 않으면 ‘너 제정신이야?’ 하면서 비난한다. 그 말은 자신은 정상이란 것을 전제로 하는 말이다. 그런데 정말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정상일까?

사람을 정상과 비정상으로 나누는 것은 어렵고 무모한 짓이다. 왜냐하면 정상인 사람들도 비정상인 요소들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심리학자들이 정신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이 그린 그림과 일반인들이 그린 그림을 함께 전시하고 구분하게 하였는데 대다수의 사람들이 정신병환자들의 그림이 일반인의 그림이라고 선택했다고 한다. 실제로 병원에 입원하지만 않았지 제정신이 아닌 채로 사는 사람들은 부지기수로 많다. 따라서 사람을 정상이냐 비정상이냐로 구분 짓는 것은 의미도 현실성도 떨어진다.

그렇다면 무엇으로 사람 마음의 건강성을 구분할 수 있을까? 자신의 문제를 얼마나 인식하는가로 알 수 있다. 자신의 문제를 아는 사람들은 건강한 사람이고 자신의 문제는 전혀 모른 채 다른 사람 문제만 다룬다면 건강하지 못한 사람이라고 한다. 이런 사람들을 일컬어 성격장애자라고 한다.

이중에서 압권은 자기애적 성격장애자들이다. 이들은 세상에서 자신이 가장 뛰어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을 아래로 내려다보고 무시하고 아랫사람들의 말은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지금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 그런 전형적인 사례인데 이들이 걸린 증상을 오만 증후군이라고 한다. 이런 사람들은 주위사람들을 피곤하게 하고 질리게 하는데 이들이 권력을 잡으면 자신의 야망을 위해서 다른 사람들을 함부로 사용하는 독재자들이 된다.

푸틴은 비단 러시아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인간들이 모여 사는 사회 여러 분야마다 이런 존재들은 있기 마련이고, 이런 사람들이 권력을 잡는 순간 그 조직이나 사회는 서서히 붕괴되어 간다. 그 생생한 사례를 우리는 러시아를 통해 확인하고 있다. 그래서 지도자를 뽑을 때 인성을 가장 중요시해야 하는 것이다.

정신병원에서 탈출한 환자가 긴 줄에 막대기를 달고 끌고 가고 있었다. 병원직원이 다가가서 말을 걸었다. “강아지가 참 예쁘네요!” 그러자 환자가 쏘아붙였다. “별 미친놈 다보겠네. 막대기를 보고 강아지라니.” 직원은 “죄송합니다” 하고 무안해서 돌아섰다. 그러자 환자가 막대기에게 말했다. “또 한 놈 속였다. 뽀삐야 가자!”

홍성남 마태오 신부(가톨릭 영성심리상담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