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신앙에세이] 잃어버린 양 한 마리 / 한대용

한대용 바르나바,제1대리구 향남본당
입력일 2022-05-04 수정일 2022-05-04 발행일 2022-05-08 제 3293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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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려서 세례를 받았고, 성당에도 열심히 다녔습니다. 첫영성체를 통해 예수님을 모시는 설렘도 지녀 보았고, 복사단 활동도 열심히 했습니다. 복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어느 날, 함박눈이 펑펑 쏟아져 즐거웠던 기억이 납니다.

사춘기가 되면서 성당을 차츰 멀리하게 되었고 자주 빠지게 되었습니다. 중학교 2학년 때 서울에서 경기도 화성으로 이사를 왔는데 낯선 환경으로 인해 미사 참례를 더 멀리하게 되었습니다.

부모님은 공소에 다니셨습니다. 함께 공소에 가자고 몇 번 부모님이 말씀하셨지만, 저는 마음의 준비가 안 되어 “싫다”고 했습니다. 진짜 그때는 왜 그렇게 성당 가는 것이 싫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중학교 3학년 때 같은 반 친구 중 공소에 열심히 나가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공부도 잘하는 친구라 친하게 지내고 싶었죠. 그 친구가 어느 날 “공소에 가면 또래 친구들이 많이 있으니, 한번 가보자”고 제안했습니다. 부모님께서 그렇게 같이 가자고 몇 번을 권하셔도 안 갔는데, 친구가 가자고 하니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따라나서게 되었습니다.

처음 접해본 공소예절은 낯설었습니다. 공소예절 후 학생회 모임이 있었는데 처음 학생회에 들어왔다고 선물을 받았습니다. 선물은 벽걸이용 그림이었는데 ‘잃어버린 양 한 마리를 품에 안은 목동’의 그림이었습니다.

집에 와서 그림을 유심히 쳐다보니 잃어버린 양이 마치 제 모습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잃어버린 양을 가슴에 포근히 안아주는 목동의 모습은 저를 찾고 계셨던 예수님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순간 눈에서 눈물이 흘렀고 한동안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잃어버린 양을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보시는 예수님 모습을 보면서 “그동안 죄송했다”고, “제가 잘못했다”고 “다시는 주님을 떠나지 않겠다”고 말하면서 슬피 울었습니다. 돌아온 탕자 같은 마음으로 주님께 신앙을 고백했습니다.

며칠 후 고해성사를 본 뒤 저는 새로 태어났습니다. 이후로는 늘 주님과 가까이 있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주님은 부족한 저를 주일학교 교리교사로 불러주셨습니다. 저의 소명이라 생각하고 지금도 교리교사로서 열심히 봉사하며 살고 있습니다.

이런 체험을 하게 해주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신앙이 가끔 흔들릴 때, 삶이 힘들 때 ‘잃어버린 양’ 그림을 떠올리곤 합니다.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예수님 모습을 상상하면서 “오늘도 함께 계셔주실 거죠?”라고 말씀드리면 예수님께서는 슬쩍 웃어 주시는 것 같습니다. 아멘!!

한대용 바르나바,제1대리구 향남본당